제주 섬식정류장 운영 한 달여만 ‘개통식’…“시민 목소리 새겨듣겠다”
오영훈 지사 “교통 문제 해결, 이동 편의 증진 중요 정책” 강조 양경호 의원 “여러 민원 쏟아져, 도민 불편 최소화해달라” 요청
제주특별자치도가 국내 최초를 거듭 강조하며 지난달 9일 전면 개통한 ‘제주형 간선급행버스(BRT)’ 서광로 구간 개통식을 개최했다. 지난달 9일 전면 개통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서광로 BRT 구간은 섬식정류장과 양문형 버스를 도입한 전국 최초 사례다. 제주도는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월산마을까지 10.6km 구간을 대상으로 계속해서 도입해나갈 방침이다.
민선 8기 오영훈 제주도정은 도민 불편 해소와 보행권 보호, 도시 경관 유지 등을 위해 기존 상대식 정류장 대신 섬식정류장과 양문형 버스를 핵심으로 이전 계획을 전면 재설계했다.
1단계 구간인 서광로 3.1km는 지난달 9일부터 본격 운행을 시작했으며, 제주도에 따르면 기존 방식과 비교해 정류장 설치 면적이 약 40% 줄고 공사 기간과 사업비가 22~25% 줄었다.
당연하게도 중앙전용차로가 생기면서 해당 차로를 이용하는 버스의 주행 속도는 빨라졌다. 다만, 아직 제도가 완전하게 자리잡지 못해 도민들은 교통 정체와 풍선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이날 개통식은 제주버스터미널 섬식정류장에서 열렸으며,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김수상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본부장, 타 지자체 관계자, 지역 주민 등이 참석했다.
본격 개통식에 앞서 국토부는 장관 명의 표창을 제주도를 포함한 3곳에 전달했으며, 제주도는 문지영 국무조정실 사무관, 진영종 유성건설(주) 부장, ㈜우진산전에 표창을 수여했다.
기념사에 나선 오 지사는 “취임 직후 이미 서광로는 중앙로처럼 BRT 사업을 위해 가로수가 뽑히고 있었다”며 “이에 항의가 엄청나게 많았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가로수와 보행로를 유지할 수 있는 섬식정류장과 양문형 버스라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모두가 지혜를 모아준 덕분에 단시간 내 이뤄낼 수 있었다. 이 제도와 시스템을 도입하며 낯설어하거나 제대로 정착될까 걱정하는 분도 있다”며 “그렇지만 지금까지 운행해본 결과 교통 속도가 빨라진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전날 보도자료와 같은 내용이다.
또 “현재 시내 저상버스를 중심으로 양문형 버스를 도입하고 있지만, 시외버스까지 양문형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2028년쯤이면 섬식정류장을 통해서만 모든 버스의 승하차가 가능한 시스템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주의 수송분담률은 14%밖에 되지 않는다. 이를 높이지 않고서 어떻게 2035년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겠나”라며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 게 일상이 되는 사회가 필요하다. 대중교통을 통한 이동의 자유가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앞으로 3년간 모든 시스템이 양문형으로 전환되기까지 과정에서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새겨듣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축사에 나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양경호 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동갑)은 “도민들께서 많은 불편함을 느끼고 여러 가지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며 “행정에서도 시간이 약이라는 생각 말고 도민 목소리를 잘 듣고 불편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