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대전시관 어린이관 주말 3500명 인파 ‘대박’...이용 불편 아쉬움
[독자의소리] 국공립 어린이관 중 국내 최대 규모 선착순 입장에 일찌감치 마감 “개선안 조속히 마련”
제주시 화북2동에 사는 아이엄마 A씨는 22일(일) 일찌감치 짐을 챙겨 제주돌문화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새로 만든 설문대할망전시관 어린이관에 대한 호평이 자자했기에, 기대를 가지고 아침부터 차를 몰았습니다.
어린이관 개관 시간은 오전 10시, 그래도 혹시 몰라 더 일찍 도착했지만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9시에 도착했음에도 A씨가 받아든 번호는 160번대였습니다. A씨는 겨우 입장할 수 있었지만, 밖에는 자녀와 동행한 가족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제주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전시관에 들어선 어린이 놀이시설 ‘어린이관’이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6월 셋째 주 주말(21~22일) 돌문화공원 주차장은 어린 자녀와 동행한 가족들의 차량으로 가득 찼습니다. 방문객이 몰린 이유는 13일 개관한 설문대할망전시관 덕분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보면 설문대할망전시관에 위치한 어린이관 영향이 큽니다.
어린이관은 대한민국 국공립 어린이 전용 시설 가운데 최대 규모인 2500여㎡로 조성됐습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층고는 약 15m에 달하고, 매달리고 오르는 신체 활동에 적합한 구조로 설계됐습니다. 이용 대상은 13개월 이상부터 초등학교 2학년까지입니다. 주제는 설문대할망과 한라산, 오백장군을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제주는 물론이고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저학년 어린이 놀이 시설은 사전 운영 기간부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정식 개관을 기념한 무료입장(13~29일)에 나들이하기 좋은 맑은 날씨까지 더해지면서 어린이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제주의소리]가 확인한 결과,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 동안 어린이관을 이용한 인원은 3500명이 넘습니다. 입장 마감으로 되돌아간 경우까지 감안하면 그 이상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관 효과 덕분인지 주말 동안 돌문화공원 입장객은 9100여명으로 1만명에 육박했습니다. 앞으로의 흥행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다만, 예상을 뛰어넘은 인원이 몰리면서 문제점도 드러났습니다.
현재 어린이관 이용은 먼저 도착한 순서대로 입장하는 선착순 방식입니다. 이용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이용 정원은 어린이와 성인 포함 180명인데요, 그러나 정원의 몇 배에 달하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현장에서는 대기자뿐만 아니라 발길을 돌린 경우도 속출했습니다.
어린이관이 문을 여는 시간은 오전 10시지만, 주말 모두 오전 9시 전부터 사람들이 몰리면서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돌문화공원관리소는 일찌감치 대기자를 받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기자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현장에 투입된 관리소 직원들도 주말 동안 점심식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할 만큼 바쁘게 움직였다는 후문입니다.
때문에 현장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어린이관 시설에 대한 호평과 함께 ‘시간제 이용’, ‘사전 예약’ 등 수요에 대응할 만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속출했다고 합니다.
돌문화공원관리소는 애초 몇 주간 선착순 입장 방식을 유지하면서 여러 의견을 모아볼 계획이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에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선회했습니다.
돌문화공원관리소 관계자는 “일단 주중과 주말 이용 방식을 구분하고, 시간대 운영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해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돌문화공원은 제주다움을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으로 꼽힙니다. 설문대할망전시관은 개관 후 5년이란 시간 동안 문을 열지 못했는데, 어린이관이라는 과감한 방향 수정으로 6월 13일 비로소 개관했습니다. 어린이 친화적인 시설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어린이관과 설문대할망전시관이 안착할 수 있도록 관리자들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