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고소 남발한 제주 학부모, 교권 침해로 입건…교직원 전원 무혐의

학부모 A씨, 교사 등 10명 무차별 고소했다가 되레 ‘협박’ 혐의로 입건돼 ‘반전’

2025-07-18     원소정 기자
AI로 생성한 이미지.

제주 현직 교직원들이 한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무더기 고소된 것과 관련해 최근 검찰이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되레 해당 학부모는 교권 침해 혐의로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는 반전이 펼쳐졌다.

18일 제주지방검찰청과 제주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학부모 A씨는 자녀가 초등학교 재학 시절 교직원들에게 학대당했다고 주장하며 교장과 행정실장, 담임교사 등 10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죽이겠다” 협박에 경호원까지…학부모, 집단 고소에 제주교육계 ‘고통’]했다.

고소장에 기재된 성명불상자를 포함해 3명은 경찰 단계에서 혐의없음으로 불송치됐고, 나머지 7명도 검찰에서 전원 혐의없음으로 사건 종결됐다.

A씨는 이와 별개로 국민신문고를 통해 특정 교사의 인적 사항을 알려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가 개인정보 보호 사유로 거부되자 해당 민원 담당자를 포함해 교직원 5명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이 사건 역시 최근 경찰은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반대로 경찰은 A씨가 반복적으로 교직원들을 고소하고, 지속적으로 연락하거나 찾아가 위협적인 언행을 한 정황 등을 토대로 A씨를 협박 등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이미 중학생이 된 자녀가 초등학교 재학 시절 교사들로부터 따돌림과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죽이려고 했는데 법으로 처리하려 한다”는 등의 발언을 교육청 관계자에게 하기도 했다.

A씨의 행위로 인해 고소 대상이 된 교사들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고, 실제 일부 교사는 심리 상담을 받기까지 했다.

지난해에는 한 교사가 신변에 위협을 느껴 제주도교육청이 사설 경호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당시 A씨는 결혼을 앞둔 교사에게 “결혼식장에 찾아가 깽판 치겠다”는 위협 발언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는 교사들의 전보 이후에도 제주도교육청과 제주시교육지원청에 이들의 현재 소속 학교를 알려달라는 민원을 수차례 제기하고, 이를 알려주지 않자 민원 응대한 직원들에 대해서도 항의성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A씨로부터 민원을 제기받은 교직원은 20명에 이르며 민원 건수만 100건을 훌쩍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초등교사노조와 제주교사노조는 A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며 탄원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제주교사노조 관계자는 “교사 본인과 자녀를 향한 살해 협박과 결혼식을 난장판 만들겠다는 위협으로 경호원까지 배치한 사건”이라며 “교사를 향한 무고와 강력범죄에 대해서는 엄벌에 처한다는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