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 있는 제주 오세요~’ 벗어나 ‘제주’ 자체가 관광자원 돼야”
김윤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제주형 관광개발모델 모색 토론회 주제 발표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업장 중심의 관광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OO 사업장이 있는 제주’가 아니라 ‘제주’ 자체가 관광자원이 돼야 한다는 충고다.
9일 오후 3시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주 중산간 개발 실태 점검과 제주형 관광개발모델 모색’ 토론회에서 제주 중산간 개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제주도는 중산간 지역을 1~2구역으로 구분하고, 구역별 지구단위계획과 도시계획시설 제한 기준 등을 수립하고 있다.
기존 개발 제한지역인 평화로·산록도로·남조로 등 한라산 방면 379.6㎢을 ‘1구역’으로 유지하고, 추가로 지하수자원 특별관리구역 224㎢을 '2구역'으로 분류한다.
1구역은 지구단위계획 수립이 불가하고, 2구역 개발을 제한하면서도 골프장이 없는관광휴양형 개발사업이나 첨단산업을 포함한 산업유통형 사업이 가능한 예외 규정을 둬 특정 사업장을 위한 특혜라는 논란이 있다.
한라산 국립공원 턱밑까지 개발을 허용하면 안된다는 반대 여론을 중심으로 ‘관광 1번지’ 제주에 중산간 일부 지역 개발이 허용된다는 찬성 여론도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김윤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시각각 바뀌는 관광 트렌드를 강조했다.
세계 유명 대도시 프랑스 ‘파리’를 예시한 그는 파리 에펠탑이나 루브르박물관 등을 찾은 과거와 달리 현재 관광객들은 파리 도심지에서 차를 마시면서 여유를 즐긴다고 설명했다. 파리지앵(Pasisien:파리에 사는 남자), 파리지엔(Parisienne:파리에 사는 여자)처럼 행동한다는 얘기다.
‘에펠탑과 루브르가 있는 파리’가 아니라 ‘파리’라는 도시 자체가 관광자원이 됐다는 의미다.
김 위원은 “관광지가 많다고 해서 관광도시라 부르지 않는다. 관광객이 많아야 하고, 도시 자체가 관광지인 도시를 관광도시라고 부른다”며 “이미 관광과 일상의 경계가 붕괴됐다. 관광객들이 관광지만 찾는 것이 아니라 관광도시 주민들의 생활 공간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도민들은 사회적가치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대규모 관광 개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에는 관광지가 관광자원이었다면 현재의 관광자원은 서비스와 인적자원을 포함한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제4차 제주도 관광진흥 계획(2024~2028) 조사 결과를 보면 내국인 관광객의 약 88%, 외국인 관광객의 약 74%가 자연과 환경이 좋아 제주를 관광지로 선택했다고 응답했다. ‘OO 사업장이 있는 제주’가 아니라 ‘제주’ 자체가 관광자원이 돼야하고, 수요자인 관광객들이 원하는 ‘제주’를 잃지 않는 선에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의회가 주최·주관한 이날 토론회는 중산간 개발 실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 지속가능한 제주를 모색하는 자리로 준비됐다.
김 위원의 주제발표 이후 제주대학교 황경수 교수가 좌장을 맡아 ▲김기현 ㈜신화이엔씨 이사 ▲김영희 제주도 관광산업과장 ▲김익태 제주도 기자협회장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토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