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관광극장, 철거 아닌 보존해야”…제주 건축계, 공론화 촉구
서귀포 관광극장 철거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주지역 건축계가 철거가 아닌 보존과 활용을 촉구하며 공론의 장 마련을 촉구했다.
대한건축사협회 제주도건축사회, ㈔한국건축가협회 제주건축가회, ㈔대한건축학회 제주지회는 2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귀포 관광극장의 일방적인 철거에서 합리적인 활용 방안을 위한 공론의 장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제주건축 3단체는 “1960년 완공되고 1963년 개관한 관광극장은 지역 최초의 근대식 영화관이자 공연장이며 학예회·시민집회·축제 등 수많은 기억을 품어온 공간”이라며 관광극장이 갖는 건축문화자산의 역사적·문화적·건축적·인류 보편적 가치를 설명했다.
단체들은 “관광극장은 도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극장 건축물로, 1960년대 제주지역의 근·현대 건축과 도시 역사를 증언하는 귀중한 역사 유산”이라며 “더불어 서귀포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지탱해온 독보적 문화 가치를 지닌 장소”라고 주장했다.
또 “1960년대 새로운 근대 건축의 기술인 철근콘크리트 구조와 제주의 전통 건축 기술인 돌쌓기 기법이 잘 어우러진 모습이 완벽하게 유지되고 보존된 제주의 우수한 건축자산”이라며 “역사, 문화, 건축적 가치를 종합해 볼 때 서귀포 관광극장은 제주를 넘어 인류가 추구하는 유산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피력했다.
단체들은 서귀포 관광극장 철거 과정에 절차적 의문도 제기했다. “건축물을 전면부와 관람석 영역을 나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오류가 있다”며 “지붕이 소실된 이후에도 전면의 매표소와 홀을 지나 관람석과 무대로 이어지는 공간은 이색적인 경험까지 더해져 방문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근의 이중섭 미술관 신축공사는 대규모 지하공사를 수반하기에 반드시 해당 대지 안에서 주변 건축물과 토지에 영향을 주지 않는 공사 안전 계획 등이 세워지고 공사가 진행됐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2022년 하반기 공립미술관 설립타당성 사전평가 통과 조건인 ‘서귀포 관광극장의 상징적 공간 원안 유지 조건’을 이행하지 않은 이유와 구조안전진단 보고서 용역 진행 중 관광극장을 분리하는 면적 변경, 그리고 용도를 변경한 사유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귀포시는 건축 전문가와 문화예술가 평가 및 활용 방안을 마련하라”며 “서귀포 관광극장뿐 아니라 제주의 우수 건축자산을 보존·활용하기 위한 제도와 행정 정책을 조속히 제시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