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타임캡슐’ 제주 하논분화구, 지방채 투입 사유지 매입 추진
2026년 제주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에 하논분화구 포함
[제주의소리]가 지속적으로 보도한 ‘생태계 타임캡슐’ 제주 하논분화구 보존을 위해 59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전망이다.
제주도가 2026년 공유재산관리계획에 하논분화구 내 보전 가치가 높은 사유지 89필지 매입을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부터 59억원 정도를 투입해 2028년까지 사유지 89필지 4만5830㎡ 매입을 목표로 한다.
2026년에 47필지를 우선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나머지 42필지는 2년에 걸쳐 매입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본예산에 예산을 반영하며, 연도별 하논분화구 핵심구역 사유지 매입 예산은 2026년 30억원, 2027년 20억원, 2028년 9억500만원 등이다.
제주도는 하논분화구 핵심구역 사유지 매입을 위해 공고와 매도승낙서도 받았다. 접수된 총 100필지 중 91필지를 우선 매입대상으로 선정해 지방재정투자심사를 거치면서 총 89필지 매입을 최종 결정했다.
내년 상반기에 매입대상지 감정평가를 받아 매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2028년까지 매입절차가 이행된다.
하논분화구 핵심구역 사유지 매입을 위해서는 ‘지방자치법’,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주도 공유재산 관리 조례’ 등에 따라 제주도의회에서 공유재산관리계획 동의안 의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
동의안이 최근 의회에 제출돼 지난 3일 소관위원회인 행정자치위원회에 회부됐으며, 오는 11일 시작되는 제444회 제2차 정례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하논분화구 토지 매입 예산 30억원 중 20억원은 지방채로 계획돼 있어 의회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지방재정 악화로 인해 제주도가 2026년에 역대 최대 규모 지방채(4820억원) 발행을 앞두고 있으며, 발행한도액(3840억원)을 넘어선 규모에 대해 의회는 까다로운 예산 심사를 예고한 상황이다.
마르(maar)형 분화구는 용암 분출 없이 1번의 폭발로만 형성된다. 판판한 형태에 호수처럼 물이 고이는 곳도 있으며,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마르형 분화구가 제주 하논분화구다.
화구 바닥에 꽃가루와 지질학적 분진 등이 퇴적돼 있어 동아시아의 기후변화와 식생 등 정보가 담긴 ‘생태계 타임캡슐’이라고도 불린다. 하논분화구는 수만년의 기후, 지질, 식생 등의 정보를 담고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하논분화구 안에는 직경 1km가 넘는 호수가 존재했는데, 500년전쯤 제주 사람들이 화구호를 허물어 논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가 매입하는 사유지도 하논분화구 핵심구역이며, 계속 농사가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