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해낼거야! 끝까지 화이팅!”...따뜻한 격려·응원 쏟아진 제주 수능 현장

2026학년도 대학수능 제주 16개 시험장서 실시...학부모-교사 응원 열기

2025-11-13     박성우·김찬우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린 제주도교육청 95지구 제6시험장(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 앞에서 학부모·교사들이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찬우 기자

"잘 해낼거야!", "끝까지 화이팅!", "긴장하지 말고 차분하게!"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작된 13일 이른 오전 95(제주)지구 제6시험장인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 앞. 떨리는 아침 공기 속에 발걸음을 내딛는 수험생들의 곁에는 응원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때로는 안아주고, 때로는 손을 잡아주며 긴 시간을 묵묵히 견뎌온 아이들을 향한 온기가 가득한 현장이었다.

학교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시험장에 잘 도착했는지 명단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힘을 북돋웠다. 학원 선생님들 역시 미리 준비해 온 피켓을 들고 선물 꾸러미를 전달하며 온기를 전했다.

자녀를 시험이 치러지는 학교 입구까지 직접 데려다준 부모들은 가볍게 포옹하거나 손을 흔들며 시험장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아이들보다 더 떨리는 마음으로 오랫동안 지켜봤다. 건물 안으로 들어간 것을 보고서도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한 모습도 보였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린 제주도교육청 95지구 제6시험장(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 앞에서 학부모·교사들이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찬우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린 제주도교육청 95지구 제6시험장(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 앞에서 학부모·교사들이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찬우 기자

수험생들은 교문에서 선생님들을 만나 “너무 떨려요 쌤”이라면서도 “잘 하고 올게요”라고 스스로 굳게 다짐한 채 손을 흔드는 이들을 뒤로하고 시험장으로 당당하게 향했다. 

한 수험생은 교문 앞에서 부모님과 포옹하며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자녀를 끌어안고 “울지 말라”며 눈물을 닦아준 부모 역시 먹먹한 표정이었다. 옷소매로 눈물을 닦아낸 수험생은 부모님을 향해 고개를 숙인 뒤 시험장으로 향했다.

차량을 타고 온 부모들은 조수석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들며 자녀를 보냈다. 또 “우리 딸 파이팅!”과 같은 응원 소리가 차량 밖에서도 들릴 정도로 힘차게 응원키도 했다. 자녀가 도시락을 놓고 가 입구에서 도시락을 전해준 부모도 있었다.

이날 자녀를 중앙여고 시험장에 데려다준 한 학부모는 “늘 하던 대로 실력을 잘 발휘하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1주일간 매일 같은 메뉴로 점심 도시락을 싸줬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하던 대로, 루틴대로 잘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린 제주도교육청 95지구 제6시험장(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 앞에서 학부모·교사들이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찬우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린 제주도교육청 95지구 제6시험장(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 앞에서 학부모·교사들이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찬우 기자

행여나 자신이 만든 도시락 때문에 시험을 망치지 않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비슷했다. 외도동에서 온 다른 학부모는 “둘째 딸이 고생한 걸 알기 때문에 떨리는 마음”이라며 “딸이 좋아하는 소고기뭇국과 계란말이를 준비했다. 이제 절에 가 기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험생들을 응원하러 온 중앙여고 교사는 “긴 시간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의 꾸준함, 인내, 열정은 분명히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응원했다.

제3시험장인 오현고등학교 정문 앞도 수험생을 응원하는 열기가 가득했다. 학교 학부모회와 운영위원회, 지역 청소년지도자협의회 등은 동이 트기 바쁘게 천막을 치고, 학생들을 위한 간식꾸러미를 나눠줬다. 원활한 교통을 위해 발 벗고 나선 봉사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했다. 

학생들의 고시장 입실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고, 분주히 전화를 걸고 있던 사대부고 부승미 교사는 "고생한 아이들이 들어가는걸 보니 애틋하기도 하고 기특해 보인다"며 "긴장하지 말고 평소대로만 하라고 응원했다"고 전했다.

소집 시간이 다다라서야 간신히 시간을 맞춰 온 한 수험생의 뒷모습을 보면서도 끝까지 응원가 격려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린 제주도교육청 95지구 제3시험장(오현고등학교) 앞에서 학부모·교사들이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린 제주도교육청 95지구 제3시험장(오현고등학교) 앞에서 학부모·교사들이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한편, 올해 수능은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 45분까지 실시된다. 1교시 국어를 시작으로 2교시 수학, 3교시 영어, 4교시 한국사·탐구, 5교시 제2외국어·한문 순으로 치러진다.

시험장은 95(제주)지구 12곳, 96(서귀포)지구 4곳 등 16곳으로, 제주지역 수험생 수는 지난해 보다 551명이 늘어난 7513명이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제주제일고등학교 수험장. ⓒ제주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