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희, 제주사름으로 살기] 새해, 또 다시 날은 밝았고 새해에는 좀 열심히 살아야했다. 지난 한 해는 부지런해야 했다. 시국이 어떤 시국이라고 게으름을 피울 수 있었던가. 일하느라 남들 여름에 휴가 갈 때 휴가를 가지 못해 이러다간 올해 휴가를 못 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덜컥 들었다. 허둥지둥 혼자 갈 만한 곳을 찾아보다 11월 말 캄보디아 씨엠립으로 날아갔다. 홀로 여행 갔으나 도착한 날 무료 와이파이가 제공되는 호텔 로비에서부터 ‘그 분’ 생각뿐이었다. 앙코르 유적지를 허위허위 걷다가도 그 분은 어떻게 되셨을까 궁금했다. 저녁 식당을 가득 채운 ...
[조남희, 제주사름으로 살기] ③ 성공적인 제주 정착의 비결을 묻는다면 당신이 입도한지 이제 한 달쯤 되었지요. 그것도 참 쉽지 않은 달, 4월에 제주로 왔네요.제주4.3에 이어 세월호 사건이 있는 4월은 왠지 매일이 제삿날 같은 느낌이었습니다.입도하자마자 며칠 지나지 않아 4.3평화기념관을 찾은 것을 보고 참 잘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제주도민이 되어서 알게 되는 4.3의 무게는 여행자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니까요. 지난 4월 16일, 시청에서 있었던 세월호 추모행사의 전단지를 보고 다시 한 번 생각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2년...
[조남희, 제주사름으로 살기]② 이웃으로 살수 없는 이유가 ‘치솟는 임대료’ “라면 먹을 때 요것도 같이 먹어요.”2012년 여름, 제주도에 살기 위해 내려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서귀포의 어느 남쪽 마을에 급하게 빌린 집에서, 주인아주머니는 육지에서 혼자 내려와 사는 나에게 종종 김치를 챙겨주셨다.가스보일러에 아직 익숙하지 않던 내가 아직 날씨가 쌀쌀하던 어느 날 밤 가스가 떨어져 난방을 못하고 있을 때 아주머니는 걱정하며 딸이 쓰던 전기장판을 내주시기도 했다. 이렇게 자다가 입이 돌아가는 건 아닐까 걱정하던 나에...
[조남희, 제주사름으로 살기]① 급변하는 제주, ‘귀눈 왁왁’해도 열린 공간 지난 1월30일 제주시 세이레아트센터에서 ‘김광석추모공연, 가객에게 부치는 편지 세 번째 이야기’라는 공연이 있었다. 조그만 소극장의 2회 공연이 300석 만석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는데,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10여팀의 뮤지션들과 스태프들이 출연료도, 일당도 마다하고 만들어낸 결과였다. 폭설 때문에 한 주가 연기되고, 유료공연인 것을 감안하면 작년 공연의 매진사례에 이어 좋은 결과를 거둔 셈이다. 필자도 공연팀 중의 하나인 ‘밴드 문제’의 일원으로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