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다. 학교에도 진정한 새해가 시작되었다. 어제(4일) 제주도내 대부분 학교에서는 입학식이 열렸다. 초등학교의 경우 120곳 중 116곳에서 입학식이 열렸다. 제주지역 초등학교 신입생은 2023년에 비해 12% 가까이 줄어들면서 가파초등학교는 입학식이 열리지 못했고 신례초등학교는 단 2명만 입학했다. 전국의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가 지난해 대비 약 8%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제주지역 감소세는 다른 지역에 비해 가파른 셈이다. 전체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학급당 학생 수도 줄어들었다. 제주의 경우 동 지역과 읍면 지역의 사정은 조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대학병원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부족한 의료인력 충원을 위해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에선 정부가 제시한 2000명 증원의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하며 증원의 근거가 없다면 증원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대 증원으로 ‘응급실 뻉뺑이’나 ‘소아과 오픈런’ 그리고 ‘지역 의료 붕괴’가 해결될 수 있다는 정부의 주장이 근거가 없고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짚지 못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지만, 사회적 토론보다는 파업과 법적 대응이라는 힘의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잘 알려진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한 아이가 자라는 데 학교만이 아니라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늘봄학교’는 아이들을 학교로 고립시키고 있는 것으로 비쳐 우려스럽다. 어제 오전 경기 하남시 신우초등학교에서 ‘따뜻한 돌봄과 교육이 있는 늘봄학교’를 주제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늘봄학교를 올해부터 전국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해 누구나 이런 기쁨과 기회를 다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교육
지난달 말부터 제주지역 대부분 초·중·고등학교에서 졸업식이 열리고 있다. 해당 과정의 졸업식은 학생들에겐 평생 한 번뿐인 행사다. 졸업식은 이별의 시간이며 만남의 시간이다. 사람과 함께 공간과도 이별하게 된다. 지나온 시간과 만나고 새로운 만남의 시간을 예비한다. 졸업식에는 함께 시간을 보낸 벗들과 지지하고 응원해 준 이들이 함께한다.졸업식에서 학교를 대표하는 교장 선생님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제주에서 아주 특별한 졸업식이 있었다. 교장과 교감이 졸업식 참석을 거부당하고 졸업장에는 교장의 직인도 빠졌다. 언론을 통해 알려진
문제는 정치야!새해 아침 휴대폰이 분주하다. 연신 새해맞이 인사들이 울려댄다. 무심코 보다가 사진 한 장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경남 삼천포에서 보내온 바닷가 산 너머에서 해가 떠오르는 일출 장면은 여느 사진들과 다를 바 없지만, 오른쪽 공장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무슨 공장이길래 바닷가에 자리 잡고 새해 이른 아침에도 쉬지 못한 채 움직이고 있을까?경남 삼천포의 일출을 담은 사진은 일출의 아름다움과 함께 기괴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때는 공장 굴뚝의 연기가 번영의 상징처럼 보였지만, 요사이 그런 생각을 하는
관계 맺기와 관계 회복하기사람 사는 곳에 갈등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형제끼리 싸우고, 친구들과도 싸우고 부부도 싸운다. 이런 갈등이 싫으면 물질적 기반이 충분히 갖춰진 무인도에 가서 홀로 살면 되지만, 사람은 싸워도 같이 살길 원한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는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관계가 있기에 더 절실하다. 자유와 자유가 만나 충돌할 때 법이 중재자로 나선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학교에서 갈등이 생겨도 법이 불려 나오게 되었다. 오죽하면 변호사들이 학교를 블루오션이라 부를까.어쩌다 학교가 블루오션이 되었을까? 먼저 부모들의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의 2024년 예산안 심사가 한창이다. 오늘은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예산안을 의결하는 7차 회의가 열리고, 내일 본회의에서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과 ‘2024년도 제주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올해 도의회 예산안 심사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는 상임위에서 삭감된 예산안의 감액 규모와 내용 때문일 것이다. 원론적으로는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들을 위한 교육예산은 줄이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도의회와 교육청 사이에 문제가 되는 예산은 어떤 부분일까? 먼저
글을 쓰다 보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그런데 가끔 꺼내야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아 갈피를 잡지 못할 때가 있다. 이번 글을 고민하면서 그랬다. 위험한 노동, 힘든 노동, 차별받는 노동…. 너무 많은 불합리한 조건들 가운데 무엇부터 풀어내야 할지 순서를 잡기 힘들었지만, 우선 변덕스러운 날씨 이야기부터 시작하자.2023년은 기후위기를 세계 모든 나라 시민들이 체감하기 시작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길고 무더운 여름이 이어지더니 느닷없이 한파가 몰아치는 한국은 그래도 나은 편이라고 위로를 해야 할 정도로 지구촌 곳곳에서
교육부는 지난 10월 10일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그리고 10월 25일 대전을 시작으로 10월 30일 서울, 11월 9일 광주, 11월 10일 부산에서 각각 권역별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한 후 11월 20일 대입개편 시안 대국민 공청회를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2028 대입개편 시안에 대해 국가교육위원회를 중심으로 심층 논의 및 의견 수렴을 진행한 후, 올해 안으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왜 대학입시제도를 개편하려고 할까? 교육부의 발표에 따르면
초·중등교육법에서 정의하는 교직원은 교원과 행정직원으로 구분된다. 여기서 교원은 교장, 교감, 수석교사, 교사를, 행정직원은 교원 외에 학교운영에 필요한 직원을 말한다. 교사는 정교사(1급·2급), 준교사, 전문상담교사(1급·2급), 사서교사(1급·2급), 실기교사, 보건교사(1급·2급) 및 영양교사(1급·2급)로 나눈다. 여기까지가 그나마 법에서 정의하는 교직원의 범주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학교는 이 범주에 속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 공간이다. 이들은 법이 아니라 조례에 따라 정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무엇보다 교사를 어렵게 하는 것은 정서행동위기학생에 대한 학부모의 왜곡된 인식이나 요구, 교육 당국의 지원 부재다.” 교육 계간지 ‘민들레’ 9~10월호에 실린 한희정 선생님의 말이다. 여기서 정서행동위기학생이 문제가 아니라 문제는 학부모와 교육 당국에 있다는 진단에 주목하자! 정서행동위기학생이란 ADHD, 분노조절장애, 학습장애, 경계선 지능, 발달장애 징후 등의 문제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보이는 학생을 말한다. 제주지역의 상황이 궁금해서 한 초등교사에게 한 학급에 이런 학생들이 몇 명 정도 있는지 물어봤더니 평균적으로 한 반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친구를 데리고 왔다. 저녁을 먹으며 아이들이 나누는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으니 여전히 일각에서 냉전의 시대를 강요하는 근거가 더욱 궁금해졌다. “북한에서는 별똥별을 매일 볼 수 있대!”“정말?”“응!”“그럼, 매일 소원 하나씩 빌 수 있겠다.”“아마 북한사람들은 탈출하게 해 달라고 기도할 걸.”“그래! 누가 북한에 살고 싶겠냐.”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북한과 남한의 체제 경쟁은 논쟁거리도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체제가 최선이라는 맹목적 믿음이 자리 잡았을까 걱정스러울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
한국 사회가 철 지난 이념 논쟁으로 뜨겁다. 철 지난 이념 논쟁은 진영 논리로 귀착된다. 역사적 사실을 진영 논리로 평가하는 일은 군부 독재 시절 정권의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해 활용된 바 있다. 이승만을 국부로 칭송하며 반공과 용공이라는 이분법으로 반공은 칭송하고 용공은 억압하며, 자신의 반대 세력을 용공 세력으로 몰아 고문과 사형을 공권력의 이름으로 행해온 역사가 우리 현대사의 어두운 모습이다. 그들에게는 광주민주화운동도 북한의 소행이었고, 제주4.3도 북한 소행이었다. 냉전 체제가 낳은 반인륜적 행위는 정권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2012년 직업만족도 1위. 2017년 자녀에게 가장 권하고 싶은 직업 1위. 판사, 의사와 함께 직업만족도가 가장 높은 직업. 1231개의 직업세세분류 중 상위 1% 이내의 만족도가 높은 직업.교장이다. 오늘 이야기할 주제는 학교에서 교장은 어떤 존재이고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언젠가 제주의소리에 수업하는 교장을 원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여러 사람으로부터 항의를 받은 기억이 있다. 학교 현장이나 교장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어쩌면 오늘의 글도 그런 항의로부터 자유롭지 못할지 모른다. 그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새만금 잼버리, 서이초등학교 추모집회, 서현역 인근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은 별개의 사건들처럼 보이지만 닮은 점이 있다. 자본이 절대선이 되어버린 우리 사회가 빚어낸 참사라는 점에서 다른 듯 닮아있는 사건들을 살펴보면 희미하게 길이 보이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가져본다.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새만금에서 열린다고 할 때부터 우려는 많았다. 하지만, 6월에 새만금을 다녀온 분이 그곳에서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시작되면 많은 이들이 쓰러질 것이라며 한숨을 쉴 때까지도 실감하지 못했다. 국가가 나서서 준비하는 세계
지난 일요일 제주도교육청 주차장에 마련된 서이초 교사 추모 공간을 다녀왔다. 마음이 먹먹했다. 일요일 오후 시간에도 이어지는 발걸음을 보며 그의 죽음이 부디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했다. 교권 침해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가 죽음의 장소로 학교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죽음을 통해서라도 문제를 알리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죽음은 교권 침해 대책을 미뤄온 우리 사회의 무책임하고 안이한 모습을 꾸짖고 있다. 지난 3월 7일 방송된 MBC “PD수첩”의 ‘나는 어떻게 아동학대 교사가 되었나?’편은 많은 이들
하루 24건. 전국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 건수. 시간당 1건꼴로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셈이다. 일명 ‘민식이법’ 통과 후 연간 사고 발생 건수가 1만건 이하로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연간 80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지인의 딸이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부산의 초등학교 사서교사로 근무하던 그는 퇴근길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사고 발생 후 2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접하며, 그 부모의 마음이 어떨지 짐작조차 할 수 없
“눈앞의 이익만 알고 결과가 같은 것을 모르는 어리석음을 비유하거나 남을 농락하여 자기의 사기나 협잡술 속에 빠뜨리는 행위를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朝三暮四 두산백과가 소개하는 조삼모사의 의미다. 이달 중순 윤석열 대통령이 “공정수능”이라는 발언과 함께 수능시험문제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후 지난 26일 교육부는 킬러 문항을 공개했다. 이런 식의 문제는 출제하지 않겠다는 의미이지만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은 더욱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킬러 문항을 없애면 수능은 공정할까? 애초에 킬러 문항은 최상위권을 변별하기 위해 만들어진 문항이다
지난달 31일 대법원은 서울시교육청이 낸 “서울시교육청 기초학력 보장지원에 관한 조례”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의 판단이 없었다면 서울지역 학교별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가 외부에 공개될 예정이었다. 기초학력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의회는 같은 입장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낮아진 학생들의 기초학력 보장을 기본권이나 인권의 측면에서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기초학력 진단평가 성적 공개에 대해서는 입장이 전혀 달랐다. 기초학력 평가결과를 공개하자는 쪽은 경쟁은 어쩔 수 없으니 성적 결과를 알아야
언젠가 우연히 라는 프로그램을 보는데, 제주도 해녀할머니들이 나와요. 이제 해녀아가씨라는 말은 성립이 안돼요. 일은 고되고 벌이는 적으니까 젊은 사람들이 해녀를 안 한대요. 그래서 사십 대도 거의 없고, 육칠십 대, 심지어 팔십 대까지 있어요. 인터뷰어가 그중 연세가 많아 보이는 팔십 대 할머니에게 물어요.“할머니, 스쿠버 장비를 사용하면 훨씬 편하시잖아요?”“그럼 편하지, 혼자서 100명 몫은 하지.”“그런데 왜 안 쓰세요? 힘드신데.”그러니까 할머니가 대답하길 “내가 그걸 쓰면 나머지 99명은 어떻게 살라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