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정 동일리-일과리 일대 새미곶 실태...곶자왈 이어 습지도 쓰레기로 몸살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새미곶’ 습지 한가운데 가정용 냉장고가 방치돼 있다. 이곳은 생태계,지하수보전등급 2등급인 도유지 곶자왈이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새미곶’ 습지 한가운데 가정용 냉장고가 방치돼 있다. 이곳은 생태계,지하수보전등급 2등급인 도유지 곶자왈이 위치해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최근 곶자왈사람들이 폭로한 대정 곶자왈 쓰레기 논란과 관련해 인근 도유지 습지도 각종 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사실이 [제주의소리] 취재 결과 확인됐다.

25일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새미곶’ 도유지를 확인한 결과, 습지는 물론 곶자왈 경계지에도 쓰레기가 무더기로 확인됐다.

대정읍 동일리 산4-2번지 남동쪽 경계지에 들어서자 ‘쓰레기 무단기 절대금지-과태료 100만원 이하 부과’가 쓰여진 대정읍장 명의의 안내판이 시야에 들어왔다.

안내문이 무색할 정도로 바로 옆에는 페트병과 모종판 등 각종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안쪽 굽은길을 따라 이동하자 연못 형태의 습지가 눈에 뜨였다.

습지 한가운데에는 수년간 방치된 것으로 보이는 가정용 냉장고가 둥둥 떠 있었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개구리와 습지 생물들이 냉장고 아래 수중으로 몸을 숨겼다.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곶자왈 경계지에 쓰레기 무단투기를 금지하는 내용의 안내판이 설치돼 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그 주변으로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곶자왈 경계지에 쓰레기 무단투기를 금지하는 내용의 안내판이 설치돼 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그 주변으로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새미곶’ 습지 주변에 누군가가 볍씨 더미를 버려 산처럼 쌓여 있다. 바로 밑에는 용천수로 보이는 물이 농로를 따라 흐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새미곶’ 습지 주변에 누군가가 볍씨 더미를 버려 산처럼 쌓여 있다. 바로 밑에는 용천수로 보이는 물이 농로를 따라 흐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새미곶’ 습지 주변에 누군가가 볍씨 더미를 버려 산처럼 쌓여 있다. 바로 밑에는 용천수로 보이는 물이 농로를 따라 흐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새미곶’ 습지 주변에 누군가가 볍씨 더미를 버려 산처럼 쌓여 있다. 바로 밑에는 용천수로 보이는 물이 농로를 따라 흐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북서쪽으로 난 수로에는 미나리가 자라고 있었다. 그 옆으로 썩어가는 볍씨 더미가 악취를 풍겼다. 산처럼 쌓인 더미 속에 하루살이와 파리 등이 ‘윙윙’ 요란한 소리를 냈다.

수로 주변에는 농업용과 공사용 자재, 포대, 폐비닐, 나무상자, 음료캔 등 갖가지 쓰레기가 뒤엉켜 있었다. 모퉁이에는 쓰레기를 태운 흔적도 역력했다. 그 위에 다시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해당 지역은 예부터 샘이 있다고 해서 ‘새미곶’으로 불렸다. 곶자왈의 투수성이 높고 용천수도 위치해 있어 쓰레기로 인한 지하수 오염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이다.

다시 발길을 돌려 해당 필지의 곶자왈 경계지로 이동하니 숨바꼭질을 하듯 곳곳에 쓰레기가 숨어 있었다. 냉장고와 싱크대, 변기는 물론 가정용 족욕기까지 등장했다.

차를 타고 가며 버린 듯 일정 간격을 두고 쓰레기는 농로 양쪽에 위치해 있었다. 곶자왈을 지키는 종가시나무와 동백나무 사이도 쓰레기 천지였다.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곶자왈 경계지에 냉장고가 버려져 있다. 2002년 제작된 냉장고는 녹이 슨 상태로 보아 수년 전 버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곶자왈 경계지에 냉장고가 버려져 있다. 2002년 제작된 냉장고는 녹이 슨 상태로 보아 수년 전 버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곶자왈 경계지에 씽크대와 변기 등 각종 생활용 폐기물이 널브러져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곶자왈 경계지에 씽크대와 변기 등 각종 생활용 폐기물이 널브러져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곶자왈 경계지에 족욕기가 널브러져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곶자왈 경계지에 족욕기가 널브러져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이들 지역은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한 도너리오름(돌오름)에서 분출한 용암류가 안덕면 서광리와 한경면 청수리를 거쳐 대정읍 영락리까지 이어지는 곶자왈의 끝자락이다.

도너리오름 주변 곶자왈용암류는 폭이 5km에 이르지만 대정에서는 퇴적층이 급격히 낮아진다. 곶자왈과 습지가 어우러져 제주시 조천읍 동백동산과 유사한 지질환경을 갖추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라 지하수자원보전지구 2등급 지역으로 지정됐지만 담당공무원들 조차 곶자왈 여부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김정순 곶자왈사람들 대표는 “곶자왈의 환경적 가치가 제대로 고려되지 않아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곶자왈 주변 습지까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에 “마을차원에서 우선 관심을 갖고 생태적 가치를 높여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도유지 곶자왈의 실태를 파악해 보존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곶자왈 경계지 종가시나무가 쓰레기가 둘러 싸여 있다. 종가시나무는 한경곶자왈대에 서식하는 대표 곶자왈 수종이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곶자왈 경계지 동백나무와 종가시나무가 쓰레기에 둘러 싸여 있다. 종가시나무는 한경곶자왈대에 서식하는 대표 곶자왈 수종이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곶자왈 경계지 종가시나무가 쓰레기가 둘러 싸여 있다. 종가시나무는 한경곶자왈대에 서식하는 대표 곶자왈 수종이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곶자왈 경계지 종가시나무가 쓰레기에 둘러 싸여 있다. 종가시나무는 한경곶자왈대에 서식하는 대표 곶자왈 수종이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새미곶’ 습지 주변에 누군가가 쓰레기를 태운 흔적이 역력하다. 그 위로 버려진 쓰레기가 놓여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와 일과리 일대 일명 ‘새미곶’ 습지 주변에 누군가가 쓰레기를 태운 흔적이 역력하다. 그 위로 버려진 쓰레기가 놓여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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