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자 낙인’ 73년전 10대 제주 족청 사건 재심 개시
‘전과자 낙인’ 73년전 10대 제주 족청 사건 재심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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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故 장동석 할아버지 재심 청구 개시...1954년 재판 이후 67년 만에 정식재판
1948년 7월28일 전신법 위반과 포고령 위반, 살인예비 혐의로 기소된 故 장동석 할아버지의 1954년 12월28일자 판결문. 주문에 징역 6월의 형량을1년간 유예한다고 쓰여 있다. ⓒ제주의소리
1948년 7월28일 전신법 위반과 포고령 위반, 살인예비 혐의로 기소된 故 장동석 할아버지의 1954년 12월28일자 판결문. 주문에 징역 6월의 형량을1년간 유예한다고 쓰여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가 2020년 6월15일 보도한 [10대 청년에 덧씌운 살인예비죄 66년만에 재심 청구] 기사와 관련해 고인이 유족을 통해 정식 재판을 받게 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전신법 위반 혐의로 전과자가 된 故 장동석(1929년생) 할아버지의 재심청구 사건에서 최근 개시 결정을 내렸다.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 출신인 고인은 일본 동경 유학시절 독립자금 운반책으로 오인 받아 국내로 강제송환 됐다. 징집을 피해 숨어 지내다 1945년 제주제일중학교(현 오현중)에 진학했다.

미군정은 1948년 7월28일 고인이 조선민족청년단(족청)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전신법 위반과 포고령 위반, 살인예비 혐의로 정식 재판에 넘겼다. 당시 고인의 나이는 만 18세였다.

공소장에는 피고인이 1948년 1월25일 제주읍 산지 일대에 남북통일지지 관련 삐라 50장, 2월28일 북제주군 내 초등학교에 3.1기념일 인식 관련 삐라 50장 살포를 지시했다고 적혔다.

1948년 5월8일에는 제헌 국회의원선거인 5.10총선거를 방해하기 위해 제주읍 산지 공화당 투표 장소를 파괴하고 인명살상을 모의했다는 살인예비죄까지 쓰여졌다.

공소직후 고인이 군에 입대하면서 재판은 전역후인 1954년 12월에야 열렸다. 당시 법원은 1948년 8월15일 대통령 사면령에 따라 포고령 위반과 살인예비죄에 면소 판결했다.

면소는 죄를 묻지 않고 소송절차를 중단시키는 것을 뜻한다. 다만 전선을 절단할 때 적용하는 전신법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고인은 연좌제를 의식해 이 같은 사실을 가족들에게 숨기고 2004년 10월 향년 75세로 영면에 들었다. 유족들은 고인의 한을 풀기 위해 66년만인 2019년 10월16일 재심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재심 결정을 내려졌지만 면소판결 혐의에 대해서는 청구를 각하했다. 당시 면소가 사면을 전제로 이뤄진 만큼 재심 청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형사소송법 제420조에는 재심청구 사유를 유죄 확정 판결로 제한하고 있다. 최근 서울고법에서 위헌적 면소 판결에 한해 재심 개시를 받아들인 경우가 있지만 성격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고인에 대한 재심사건 첫 공판은 2월25일 열린다. 4.3사건 이후 73년, 법원의 유죄 판결 이후 67년만에 정식 재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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