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이재수의 난'을 촬영한 아부오름.ⓒ 김강임 '오름의 왕국' 제주도의 북제주군 구좌읍 송당 마을에 가면 꼭 들러야 할 오름이 있다. 제주민란을 다룬 영화 촬영지인 아부오름이다. 사람들은 아부오름을 '아버지처럼 존경하는 사람 같은 오름'이라 불렀다. 아부오름은 여느 오름처럼 높은 것도 아니고, 오름 자체가 아름다
"1분간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가슴 뭉클한 적이 있습니까?"6월 6일 오전 10시, 북제주군 조천면 함덕리 어느 야산에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묘소 앞에 앉아 있던 가족들은 일제히 묵념을 올립니다. 바람결에 타고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는 시골의 야산까지 울려 퍼집니다. 마치 진혼곡처럼 들려옵니다.시골 야산에는 시신 없는 무덤이 하나
한라산 어리목 해발 1000고지. 개서어나무 꼭대기에 신록이 내려 앉았다. 5월이 무르익어 가는 한라산은 신록이 깊어간다. 단풍나무 잎에도, 좀꽝꽝나무 가지에도 신록이 나풀거린다. 지난 5월 21일 아침 9시, 한라산 어리목에서 시작된 산행은 해발 1000고지에서부터 시작됐다. 어리목에서 윗세오름 정상까지는 4.7km. 비온 뒤 한라산은 계곡마다 흘러내리는
사람들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찔레꽃 앞에 코를 들이대면서도 산딸기 앞에 서면 침을 삼킵니다. 익어가는 열매에 대한 소유욕 같은 것이겠지요. 향기는 가슴에 품으려 하면서도, 잘 익은 열매는 소유하고 싶어 인간의 욕망. 인간의 욕심 같은 것이겠지요.
5월의 한라산은 뭐니뭐니해도 연분홍 철쭉과 털 진달래의 조화다. 해발 1400고지에서 만난 산철쭉은 이제 막 꽃망울을 터트리려 한다. 한라산의 계절은 오백나한의 허리에서부터 시작된다. 나한의 알몸에 신록이 물들면 봄은 시작되고, 나한의 허리에 연분홍 치마를 두르면 한라산은 붉게 타오른다
종(種)은 달라도 피부색이 같은 감귤꽃. 이 녀석들은 피부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로,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혈육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싸우거나 헐뜯지도 않습니다. 그저 한울타리에서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들은 모두 하나입니다. 그리고 서로 사랑합니다.
22일(토) 아침, 부슬부슬 내리는 안개비는 사람의 마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소낙비도 아니고 이슬비도 아니고 안개비가 내리니 온 세상이 안개에 휩싸여 있다.안개비를 맞으며 떠난 곳은 북제주군 함덕에 위치한 감귤주말농장. 어찌된 일인지 올 봄에는 주말마다 비가 내렸다. 그렇다보니 그동안 농장 발걸음도 뜸했다. 농장은 얼마나 주인을 기다렸을까?ⓒ 김강임 감귤
4월의 제주 섬은 꽃밭이다. 벚꽃, 진달래, 명자나무 꽃, 유채꽃. 봄을 기다리는 꽃이 어김없이 얼굴을 내민다. 4월의 제주 섬은 환상의 섬이다. 노란 유채꽃 물결이 온 섬을 흔들거리면, 제주 섬은 환상 속에 젖는다.자연이 숨쉬는 곳에는 여지없이 피어나는 봄꽃. 척박한 남녘의 섬을 노랗게 물들인 유채꽃 꽃길을 달려가 보았다. 도심지의 공간 속에 살다, 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