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흘2리반대위, '이장 해임 불수용' 행정조치 강력 규탄

27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선흘2리 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 주민들. ⓒ제주의소리
27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선흘2리 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 주민들. ⓒ제주의소리

주민 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과 관련, 제주시 조천읍이 선흘2리 마을 임시총회에서 결의한 '선흘2리장 해임 가결안'을 불수용한데 대해 주민들로부터 강한 반발이 일었다.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와 정의당 제주도당 등은 27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마을 주민자치를 철저히 유린한 조천읍장과 원희룡 제주도정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검은 복장을 한 이들은 '원희룡 제주도정',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주민자치' 등의 문구가 쓰인 피켓에 근조리본을 달아놓고 장송곡을 부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반대위는 "지난 8월 27일 선흘2리 마을 역사 이래 최대 인원인 139명의 주민이 모여 정씨(정현철 이장)가 사업자인 대명과 비밀리에 체결한 협약서의 무효와 마을을 망가뜨려 지탄이 대상이 되고 있는 정씨의 해임을 결정했다"며 "이는 주민들의 분노의 표현이자 주민들의 수준 높은 자치의식을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마을 총회를 열어오면 정씨를 해임시키겠다고 한 조천읍장은 막상 주민들이 총회를 열어 해임을 결정하자 말을 바꿔 한 달 가까이 질질 끌더니, 결국 '이장만이 스스로 자신의 해임 총회를 열어야 한다'는 논리를 들먹이며 정씨를 해임 시키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조천읍은 최근 제주시 자문변호사단 법률자문결과를 토대로, 당시 정현철 이장 해임을 결의한 임시총회가 마을향약에 명시된 총회 소집 공고일 기준에도 미달됐고, 주민 20인 이상 발의로 총회를 소집 요구할 경우에도 이장이 소집을 결정해야 하는 현 선흘2리 마을향약에 위배된 임시총회였다는 자문결과에 따라 정현철 이장해임을 불승인 결정 내린바 있다. 

27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선흘2리 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 주민들. ⓒ제주의소리
27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선흘2리 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 주민들. ⓒ제주의소리

반대위는 "전 이장 정씨가 주민들의 결정을 뒤집고 대명과 협약서를 체결할 때도, 한 달 가까이 리사무소를 폐쇄하고 마을 행정을 마비시킬 때도, 주민들을 겁박하는 문자를 날릴 때도, 공식적인 행정 조치하나 없이 직무를 유기했다"며 조천읍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대위는 "대기업과 원희룡 제주도정의 농간 속에서도 주민들의 삶은 이곳에서 계속돼야 하고, 마을은 다시 정상화돼야 한다"며 "스스로의 힘으로 꼭두각시 식물 이장을 탄핵했던 선흘2리 주민들은 10월 7일 주민들의 편에 서서 당당히 일 할 마을의 새로운 대표자를 뽑아 진정한 주민자치를 부활시키겠다"고 했다.

또 오는 28일부터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을 반대하는 종교계, 동물보호단체, 환경단체, 정당 등과 함께 20만 청와대 국민청원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반대위는 "우리들은 제주의 자연환경과 그 곳에 깃들어 살아가고 있는 생명들을 사랑하는 대다수의 제주도민들과 국민들과 함께, 우리 아이들에게 보존해 물려주어야 할 세계자연유산과, 곶자왈과, 람사르 습지도시를, 사기업 대명과 제주도정으로부터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천읍은 "선흘2리 마을 임시총회에서 요청한 '정현철 이장 해임건'은 당일 임시총회가 향약 상 공고일 기준에 미달됐고, 총회 소집권자인 이장이 총회소집을 승인하지 않아 향약에 위배된 총회라는 제주시 자문변호사단 법률자문결과에 따라 이장 해임 결정을 불승인한 것"이라며 "직무유기 운운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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