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조천 선흘2리주민들 “총회 무시한 조천읍장 규탄” vs 읍 “절차 밟는 중, 직무유기 아니”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주민들이 조천읍사무소 앞에서 마을총회 결과를 수용치 않고 미루고 있는 김덕홍 조천읍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20일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주민들이 조천읍사무소 앞에서 정현철 이장 해임을 결정한 마을총회 결과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밀실협약' 체결 논란으로 마을총회에서 해임 의결된 선흘2리 마을 이장이 여전히 행정실무를 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 총회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장 해임' 절차를 미루고 있는 조천읍장을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조천읍은 이에 대해 "마을총회서 결정된 이장해임 건에 대해 당사자 소명 등 정해진 절차를 밟는 중"이라며 "해임절차를 고의로 미루는 것이란 지적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제주 선흘2리 주민들은 20일 오전 10시 조천읍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마을총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정현철 씨의 이장 해임이 결정됐음에도 한 달 가까이 직무를 유기하며 이장의 해임을 미루고 있는 김덕홍 조천읍장을 성토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지난 8월 27일 선흘2리 마을총회에는 마을이 생긴 이래 최대인 139명의 주민이 참여해 마을 행정을 마비시킨 정현철 이장의 해임을 97%로 찬성 결정했다"며 "역사상 가장 많은 주민들에게 지탄을 받은 정씨의 해임을 미룰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김 읍장이 사업자인 대기업과 제주도정의 눈치를 보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장 해임 결정은 명백히 조천읍장의 직무이고, 이를 한 달 가까이 미루는 것은 명백히 자신의 직무를 유기하는 일이다. 조천읍장은 더 이상 주민들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고 당장 정씨를 해임하라. 이로 인해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는 조천읍장의 책임임을 분명히 한다"고 경고했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주민들이 조천읍사무소 앞에서 마을총회 결과를 수용치 않고 미루고 있는 김덕홍 조천읍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주민들이 조천읍사무소 앞에서 정현철 전 이장 해임을 결정한 마을총회 결과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주민들은 "정 전 이장은 동물테마파크 사업 반대라는 총회 결과를 뒤집고 대명과 협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이를 만류하던 사무장을 무단으로 해고했으며, 그 후 한 달 넘게 리사무소를 열지 않아 리행정을 마비시켰다. 정 전 이장은 주민이 아니라 사업자 편에 서서 사업 승인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마을이 정씨에 의해 철저히 망가지는 동안 관리 감독해야 할 조천읍장은 어떤 공식적 조치를 취했는가"라고 따졌다.

주민들은 "조천읍장은 마을 주민들의 수 차례 항의 방문에도 정 전 이장에게 공식적인 행정지도를 한 적이 없으며, 시정을 요구하는 공문하나 보낸 적이 없다. 이러고도 책임이 없다고 회피할 것인가"라며 "이러니 정씨뿐만 아니라 조천읍장에 대한 흉흉한 소문까지 조천읍 이곳저곳에서 들리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이자 직무 담당자인 조천읍장은 이제 결정해야 할 것이다. 마을을 망가뜨리고 주민이 반대하는 사업자 편에서 서있는 이장을 비호하는 읍장으로 조천읍민에게 기억될 것인지, 아니면 주민의 편에 서서 직무를 수행한 진정한 공무원으로 기억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주민들은 "조천읍장은 주민에 의해 해임된 선흘2리 정현철 전 이장의 직권 해임 절차를 지금 당장 이행하라. 그렇지 않을 경우 선흘2리 주민들은 공무원인 조천읍장의 직무유기에 대한 책임을 즉각 물을 것이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책임까지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한편, 기자회견 직후 주민들은 김 읍장을 만나려 했지만, 김 읍장의 외부 출장 관계로 면담이 성사되지 않았다. 주민들은 "기자회견 일정을 일찍이 알았음에도 읍장이 자리를 피한 것"이라며 격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김 읍장은 이에 대해 "예정됐던 4.3유족회 행사에 참여하는 시간에 기자회견이 이뤄졌고, 공식적으로 읍장 면담 요청이 없었다. 읍장이 자리를 피할 이유가 없다"고 알려왔다. 

김 읍장은 또, "이번 주 초 선흘2리 주민들이 면담을 요청해와 만났고, 이 자리에서 '선흘2리 이장 해임절차는 마을총회에서 정현철 씨 해임 의결 후, 읍에서는 당사자 소명 등 정해진 절차를 이행 중에 있으므로 이르면 다음주 초, 늦어도 다음주 말까지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공식 답변했음에도 직무유기 운운은 유감이다. 공식적 면담 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응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20일 오전 조천읍사무소를 항의 방문한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주민들.  ⓒ제주의소리
20일 오전 조천읍사무소를 항의 방문한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주민들. ⓒ제주의소리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