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마을공동목장협의체 구성 및 재조직 및 동반성장을 위한 토론회 개최 

제주 42개 마을공동목장조합장은 7일 오후 4시 제주시소통협력센터에서 '마을공동목장협의체 재조직 및 동반성장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협의체 구성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마련했다. ⓒ제주의소리
제주 42개 마을공동목장조합장은 7일 오후 3시 제주시소통협력센터에서 '마을공동목장협의체 재조직 및 동반성장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협의체 구성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마련했다. ⓒ제주의소리

제주도에만 남아있는 특유의 목축경관을 간직한 유일한 목축공동체인 마을공동목장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도내 마을목장조합장들이 뜻을 한데 모았다.

7일 오후 3시 제주지역 마을공동목장 조합장들은 제주시소통협력센터에서 ’마을공동목장협의체 구성 및 재조직 및 동반성장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목장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가칭 마을공동목장협의체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마을공동목장은 부동산 개발 붐이 일면서 골프장과 리조트 등 개발업자에 목장을 매각하거나 목축방식 변화 등 이유로 방치, 사유화되는 문제를 맞았다. 

위기를 극복할 돌파구를 찾지 못해 팔려나간 마을공동목장은 선대로부터 이어져 온 마을공동체 해체와 난개발 우려가 따르는 가운데 다시는 공동체 자산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마을공동목장의 매각은 방목을 하지 않는 목축방식 변화에 따라 수입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매해 세금 등 비용 지출 부담은 늘어나고, 각종 규제로 자생방안을 찾을 수 없는 목장조합이 개발 유혹을 이기지 못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개최된 토론회는 조합이 주체적으로 마련한 토론회로 지속가능한 제주 마을공동목장의 미래를 위해 도내 목장조합들이 스스로 모였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이제껏 교류가 없었던 마을공동목장 조합이 뭉쳐 마을공동목장협의체를 구성하고 마을공동목장만이 가진 특수한 가치와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단체의 힘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문제와 이에 따른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조합장들은 송부홍 조합장을 마을공동목장협의체 구성을 위한 추진위원장으로 내세우고 송 조합장을 포함한 9명의 추진위원을 추대, 협의체 구성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토론회를 마련한 송부홍 금당마을공동목장 조합장은 “목장은 자연경관보존지구, 생태보전지구, 지하수보전지구 등 각종 규제로 본 목적인 목축을 못 하고 있다”며 “자연 가치와 경관 가치를 지키고 있음에도 직불금은 대폭 축소됐고 세금은 현실을 반영한다며 꾸준히 높아졌다”고 하소연했다. 

제주 42개 마을공동목장조합장은 7일 오후 4시 제주시소통협력센터에서 '마을공동목장협의체 재조직 및 동반성장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협의체 구성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마련했다. ⓒ제주의소리
마을공동목장협의체 재조직 및 동반성장을 위한 토론회 개최에 힘쓴 송부홍 금당목장조합장. ⓒ제주의소리

이어 “마을공동목장의 대규모 개발은 허용하면서 본연의 목적을 지키려는 것은 못하게 한다”며 “이제는 시대 변화에 따라 목장도 변화해야 하며 자연경관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자립의 길을 찾는 등 협력을 통한 노력에 나설 차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을공동목장은 농협이나 축협, 수협 같은 조직과의 협력체계도 없고 우리가 낸 세금의 재투자도 없어 유지조차 힘든 상황”이라며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모두 동반성장 할 수 있도록 지혜를 한데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날 토론회는 강만익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 특별연구원의 ‘제주도마을공동목장조합의 역사와 변화’ 주제 강연과 제주연구원 안경아 박사 인사말,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 더불어민주당)의 축사, 토론 등이 진행됐다.

강만익 특별연구원은 “1943년 120여 개였던 마을공동목장이 지금에 이르러서는 50여 개로 절반 넘게 사라졌다. 이 기간 마을공동목장 수는 줄어들었지만, 골프장 수는 점점 늘어났다”며 “중산간에 있는 골프장들은 과거 마을공동목장이었다고 봐도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현재 제주도에만 남은 전국 유일의 목축공동체인 마을공동목장 보전이 시급하다”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조합들이 뭉쳐 종합적인 대책을 연대의 힘을 통해 마련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을공동체를 보호해온 마을공동목장과 조합의 해체는 공동체 존립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조합을 재조직하고 이 같은 조합이 모인 협의체를 통해 수입원 마련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경아 박사는 지하수를 함양하고 탄소를 흡수하는 등 자연 가치와 경관 가치를 가진 전국 초지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제주에 있다며 이를 유지하는 마을공동목장의 지원책을 마련하고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안 박사는 “마을공동목장은 초지법 등 관련 법령이 제정되기도 전에 생겨났는데 이제야 제정된 규정에 맞게 끼워 맞추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제주도에만 있는 환경인 탓에 정책 결정자들이 잘 모르는 문제도 있어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위성곤 국회의원은 마을공동목장의 줄어드는 경관직불금과 분리과세, 마을공동체 유지 등 문제를 심도있게 고민하고 관련 법령 개정과 발의에 나서겠다며 조합장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위 의원은 “순환농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마을공동목장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게 됐다. 오늘 여러 말씀을 주시면 제도적인 문제들을 점검하고 바꿔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목장을 통해 유지되는 마을공동체 문화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지 관련 법안을 국회 입법조사처에 의뢰하고 검토 중이다. 제주에만 남은 목축문화라 그런지 정부 부처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제주도 역시 마찬가지인데 지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며 “협의체를 통해 집약된 이야기를 전해 주시면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주 42개 마을공동목장조합장은 7일 오후 4시 제주시소통협력센터에서 '마을공동목장협의체 재조직 및 동반성장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협의체 구성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마련했다. ⓒ제주의소리
토론회에 참여해 마을공동목장 조합장들의 의견을 청취한 위성곤 국회의원. ⓒ제주의소리

본격적인 토론에서는 마을 조합장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각종 규제로 인해 축사 등 건축물조차 마음대로 지을 수 없는 데다 자연 보호 목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든 상황에서 세금만 늘어나고 있어 자구책을 마련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 조합장은 “마을공동목장을 투기 목적으로 사들이는 부동산과 같이 보면 안 된다.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목축문화의 산실로 조상 대대로 물려받았고 앞으로 후손들에게도 물려줄 마을공동체의 자산인데 적어도 세금을 감면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성토했다.

또 다른 조합장은 “세금을 내야 하니 관광목장 목적으로 시설을 지어 수입원을 마련하고자 해도 조례 같은 규제로 묶여 아무것도 못 한다”며 “마소를 길러야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해놓고선 이를 위한 부대시설조차 짓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송 조합장은 “마을공동목장이 처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한 뒤 단합된 힘으로 행정 관계자도 만나고 도의원들도 만나가며 개선해야 한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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