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8일 공연장 수족관에서 벗어나 서귀포시 성산항의 임시 가두리로 옮겨진 삼팔이와 춘삼이 모습. 춘삼이는 훈련 70여일만에 가두리에서 탈출해 바다로 향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2일 오전 성산항서 사라져 '방류계획 차질'...적응훈련 잘해 생존 가능성 높아

국내 최초 돌고래 몰수형 선고에 따라 처음으로 방류가 결정된 2마리의 돌고래 중 한 마리가 바다적응 도중 가두리를 탈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22일 오전 11시쯤 서귀포시 성산항에 마련된 임시 가두리에서 훈련 중인 제돌이 등 3마리 중 D-38(일명 삼팔이)가 가두리 밖으로 나와 바다로 향했다.

불법포획 후 3~4년만에 바다로 돌아온 돌고래들은 제주도내 모 공연업체가 지역 어민들에게 수천만원을 주고 불법 구입한 멸종위기종 '남방큰돌고래'다.

대법원은 지난 3월28일 국내 처음으로 돌고래 몰수 판결을 내렸고 제주지방검찰청은 후속 조치로 사상 유례가 없는 '돌고래 방류'라는 특별 처분을 내렸다.

그렇게 4마리의 돌고래가 몰수되고 이중 야생적응 가능성이 높은 2마리가 서귀포시 성산항에서 적응 훈련을 받고 있었다. 주인공은 춘삼이와 삼팔이다. 이중 탈출한 돌고래가 삼팔이다.

이들은 4월8일 동물자유연대와 서울대공원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성산항 가두리로 이동했다. 나머지 태산이와 복순이는 바다적응이 쉽지 않아 서울대공원으로 향했다.

춘삼이와 삼팔이는 5월11일 서울대공원에 있던 제돌이와 합류해 한달넘게 먹이사냥과 해수적응 등 훈련을 해왔다. 느닷없이 삼팔이가 탈출하자 가두리 현장 관계자들은 난감해졌다.

▲ 지난 4월8일 공연장 수족관에서 벗어나 서귀포시 성산항의 임시 가두리로 옮겨진 삼팔이와 춘삼이 모습. 춘삼이는 훈련 70여일만에 가두리에서 탈출해 바다로 향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당초 동물자유연대는 제돌이 등 돌고래 3마리를 25일 전후로 제주시 김녕항 가두리로 옮겨 마지막 훈련을 진행하고 불법포획 지점인 제주시 앞바다에 7월중 방류하려 했기 때문이다.

삼팔이는 22일 오전 8시 먹이지급 시간에도 가두리에 있었으나 3시간 뒤 담당자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곧이어 가두리 밖에서 삼팔이의 모습이 목격됐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삼팔이는 가두리 밖에서 약 3~4시간 주변을 배회하다 자취를 감췄다. 적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오늘(23일) 오전 전문가들이 배를 타고 바다로 향했으나 역시 행방을 찾지 못했다.

관계자들은 삼팔이가 먹이를 쫓다 가두리 밑부분 약 30cm의 손상된 그물망으로 빠져 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훼손된 그물 보수가 이뤄진 상태다. 

조희경 동물자연유연대 대표는 "최근 거센파도에 가두리 그물이 일부 훼손된 것 같다"며 "삼팔이가 가두리 밖으로 나갔으나 나머지 2마리는 다행히 가두리 안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걱정이 되지만 두달 넘게 가두리에서 훈련을 거쳐 야생적응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돌고래 무리들과 합류했다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탈출한 삼팔이는 2010년 5월13일 오전 11시35분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앞바다 정치망 어장에서 포획됐으나 1000만원에 도내 모 공연업체에 불법으로 넘겨졌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 가두리에서 탈출하기 전 삼팔이(왼쪽)와 제돌이(오른쪽)이가 먹이를 찾는 모습. 삼팔이는 4월8일, 제돌이는 5월11일 각각 수족관에서 서귀포시 성선항 가두리로 이동했다.<제주의소리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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