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기차엑스포] 전기오토바이·트럭도 반응 ‘후끈’…보조금 소외는 해결과제

삼척동자도 이름만 대면 아는 국내자동차 제조사들과 일본·독일 등 해외 유명브랜드 자동차 회사들이 화려한 신차 모델과 함께 대거 출동한 ‘제1회 국제전기자동차박람회’에서 관람객들로부터 그에 못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참가업체들이 있다.
 
이번 전기차박람회를 통해 처음 공개된 전기오토바이와 전기트럭을 만드는 국내 중소기업들이다. 

전기오토바이를 자체 개발한 그린모빌리티(대표 오승호), 전기트럭을 만드는 파워프라자(대표 김성호)·파워테크닉스(대표 김혁수), 다용도 전기운반차량을 개발한 대한스쿠피아(대표 양종민)가 그 주인공들이다.

전기자동차엑스포가 열리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현장에서 직접 만나본 관람객들의 전기오토바이와 전기트럭에 대한 관심은 기존 승용차 중심의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 못지않게 매우 뜨거웠다. 

특히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중소기업들의 신제품 상당수가 이번 행사에서 위장막을 벗겨내고 대중에 처음 공개돼 국제전기차엑스포의 가치를 한층 끌어올리는데 기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가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한창 열리고 있는 17~18일 이틀간 이들 중소기업 전시부스를 집중 취재한 결과, 성과도 크지만 과제도 많았다.

현행 전기차 민간보급 확산을 위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보조금 지원이 전기이륜차·전기삼륜차·전기트럭 등에는 해당되지 않고, 전기트럭인 경우 기존 자동차회사에서 차체만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완성차량을 구입해 내연엔진을 그대로 들어내고 전기차로 개조하는 어려운 길을 가는 등 해결해야 할 현안도 적지 않았다.

 

# DGIST의 그린모빌리티, “야심찬 전기오토바이 신제품 첫 공개”  

▲ 그린모빌리티의 전기오토바이 제품.

그린모빌리티(대표이사 오승호)는 공과계열 대학교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의 연구소기업이다. 맨 처음 모터, 모터제어기를 제작해 현재는 완제품까지 탄생시키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 엑스포에서 디자인, 성능을 구별한 세 종류의 전기오토바이 신제품을 최초로 공개했다. 밀집된 도시 형태에 렌터카 운영이 잘되고 있는 제주의 특성은 전기오토바이 사업에 적합하다고 평가해 참가를 결정하게 됐다.

그린모빌리티 관계자는 “세 가지 디자인이 좋은 반응을 보였다. 성능이나 가격을 보고 괜찮다는 평이 많았다”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처음 준비한 자료집 500부도 개막 이틀 만에 전부 소진됐다고 설명한다.

특히 제주도가 오토바이에도 보조금을 지급하고, 충전기 등 기반시설이 더욱 확충된다면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린모빌리티의 전기오토바이 가격은 350만원에서 400만원 사이.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종류에 따라 50~100km이며, 완충은 3~5시간(이하 완속기준)이 소요된다. 올해 하반기부터 제품 양산이 예정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 관람객뿐만 아니라 렌트관련 및 부품업체, 기타 엑스포 참가 업체 관계자들과 상당한 만남을 가졌다”며 “저희는 이번 전기차엑스포를 통해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켜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씨엠파트너, “내년 세계 10곳 시장서 ‘썬바이크’ 월 1만대씩 팔겠다” 

▲ 씨엠파트너의 전기오토바이 브랜드 '썬바이크' 제품.

이번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디자인’으로 단연 돋보인 전기차 모델이 BMW의 i3라면, 전기오토바이에선 씨엠파트너(대표이사 이병세)의 썬바이크(Sunbike)가 관람객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전기오토바이 썬바이크 역시 이번 제주에서 개최중인 국제전기차엑스포를 통해 첫 공개되면서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높은 관심을 샀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외형에, 배터리를 분리해 가정용 220볼트에 충전하는 편의성은, 100여명이 당장 계약의사를 보일 만큼 높은 평가를 받았다. 1회 충전으로 시속 60km 속도로 60km까지 이동 가능하며 충전시간은 3시간이다. 차체는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그린카로서의 면모를 부각시켰다.

판매 가격은 550만원. 앞선 그린모빌리티와 마찬가지로 오토바이에는 왜 보조금이 없냐는 문의가 상당히 많았다. 올해 7~8월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7년 동안 개발한 끝에 선보인 이 제품은 애초 유럽시장을 고려해 제작됐다. 2015년에 전 세계 주요국가 10곳에서 각각 월 1000대씩 판매해 월 1만대씩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씨엠파트너 관계자는 “제주도가 환경수도를 꿈꾸고 있는 도시라는 점에서 저희와 추구하는 방향이 일치해 전시회에 참여했다”며 “이번 엑스포는 제품 판매만이 참가 목적이 아니다. 친환경 제품을 알리고 왜 사용해야 하는지 거시적인 시야에서 관람객들과 만나고 있다”면서 참가 배경을 밝혔다.

 

# 파워프라자 전기트럭 PEACE, “LPG차량보다 우수, 가격인하가 최대 과제"  

▲ 국내 유일의 경상용 전기차인 파워플라자의  '피스(PEACE)'  

전기차·전기이륜차 및 관련부품 생산업체 (주)파워프라자는 3년전 전기이륜차를 탄소제로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에 기증하며 제주시장을 노크해왔다.

파워프라자가 선보인 국내 유일의 경상용 전기차 '피스(PEACE)'는 기존 한국GM의 라보 차량을 구입해 내연엔진을 들어내고 전기차 부품으로 완전히 교체한 경상용 전기차다.

파워플라자는 현재 진행 중인 환경인증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올해 50대를 시범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26kw 모터를 사용하고 수동변속기를 그대로 유지하며 동력은 본래 LPG차량 보다 우수하다는 것이 회사의 평가다. 1회 충전시 100km 내외의 운전이 가능하며 완충시간은 6~8시간이다.

가격은 3000만원 중반대로 형성될 예정이다. 완성차를 그대로 가져와 개조해 판매하는 시스템이라 가격인하에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차체를 중심으로 부분 생산된 차량을 구입할 수 있어야 하는 점이 가격을 떨어트릴 수 있는 최대 선결과제다. 

파워플라자는 부분생산차량을 구입하는 과정을 기존 자동차 제조회사와 협의할 예정이며, 빠르면 2015년부터 가격을 인하시켜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이미 내연엔진을 사용한 라보 트럭은 소규모 농가와 소상공인에게 큰 인기를 누렸던 제품이기에, 이번 엑스포에도 감귤농가 등 많은 관람객들이 전기트럭 '피스'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강오순 (주)파워프라자 경영기획실 차장은 “이번 엑스포를 통해 제주지역 구매 타깃 층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판매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 파워테크닉스, “중고트럭도 고효율 전기트럭으로 개조 가능” 

▲ (주)파워테크닉스가 기존 경유연료 트럭을 개조해 전기차로 만든 봉고3 EV 전기트럭.

주식회사 파워테크닉스는 이번 국제전기차엑스포에 국내 6개 중소기업을 대표해 참여했다. 경유트럭을 전기트럭으로 교체하는 ‘전기차 개조’ 기술로 많은 농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파워테크닉스 '봉고3 EV' 차량을 선보였다.

이 차량은 파워테크닉스를 비롯해 6개 업체와 한국전기연구원은 창원시, 경상남도가 지원하는 ‘지역기반 전기자동차 핵심부품 기업육성사업’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개발한 것으로, 현재 사업이 계속 진행 중이다. 사업이 종료되는 6월과 동시에, 개발한 개조공인인증 전기트럭(봉고3 EV)을 자동차 안전 연구원에 승인받을 계획이다. 이르면 6월 이후 개조 전기트럭이 시장에 나오게 된다. 이번 엑스포에서 처음 공개했다.

완성차를 새로 구입해야 하는 부담 대신, 이미 사용 중인 트럭을 고효율의 전기차로 바꾸는 것은 사용자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현재 출고가는 중고 차량 개조시 5000만원 새로운 차량을 개조해 구입할 때는 6500만원으로 상당히 높게 책정돼 있다. 이에 대해 한국전기연구원 최영길 연구원은 "저희 개조기술은 배터리 용량이 35kw로 고용량이라 그만큼 금액이 올라갔다"고 밝혔다. 김혁수 파워테크닉스 대표는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이 지급된다면 농가들은 출고가 보다 낮게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며 구매자 부담금액을 약 2000만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한국전기연구원과 파워테크닉스 관계자들은 “이번 엑스포에 다소 급하게 참여했다”면서도 “현장에서 느낀 인상은 매우 강렬했다. 운반 이동이 잦은 농가들이 상당수 부스를 찾았고, 한번 오면 꼼꼼히 질문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눠 기존 경유트럭을 사용하면서 느낀 문제점을 알려주고 아이디어까지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

애초 창원시 공용자전거를 옮기기 위한 운송 목적, 택배 트럭 시장 등을 고려해 개발이 시작됐지만 국제전기차엑스포를 통해 제주시장에도 눈을 뜨게 됐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최 연구원은 “엑스포에 참여가면서 제주도 전기트럭 시장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느꼈다. 시장확보를 위해 반드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 (주)대한스쿠피아, "농사용 운반 전기차량으로 최적"...보조금 지원 관건

 ▲ (주)대한스쿠피아가 제작한 다목적 전기운반차 'SE-7'

농기계 전문생산회사 (주)대한스쿠피아(대표 양종민)는 이번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전기운반차 ‘DH-220’ ‘SE-2’ ‘SE3’ 등 세종을 처음 공개했다.

주로 농업용 운반차량으로 사용되는 소형운반차를 개발·생산하는 대한스쿠피아는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큰 자신감을 얻은 업체 중 한 곳이다. 당장 구매 의향을 밝힌 접수자가 100여명에 달할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기자가 부스를 방문했을 때도 관람객들의 문의가 줄기차게 이어졌다.

한번 충전하면 차종에 따라 30~60km 이동이 가능하며 충전시간은 6~8시간이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220볼트로 충전이 가능하다. 적재용량은 100kg에서 최대 500kg까지 다양하다. 가격은 400~500만원대로 형성됐다. 다만 환경부에 전기자동차 지원 절차를 밟을 예정이어서,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

양종민 대표는 “제주도는 동서남북 지역별로 감귤밭, 밭작물, 초지 등 용도가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저희가 생산하는 농기계는 어디든지 들어가 사용할 수 있다는 차별화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다목적 운반차량을 생산·판매해온 대한스쿠피아는 이미 제주도내 6개 판매점을 통해 좋은 반응 속에 판매해온 만큼, 이번 다목적 전기운반차도 농가를 중심으로 큰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 대표는 “제주도의 전기차 보조금이 트럭에까지 적용되지 않아 엑스포에서 만난 많은 관람객들이 아쉬워하고 있다”며, “전기차에 대한 정책지원이 승용차에만 집중된 것 같다. 농기계는 수요층이 확실하고 당장 구입할 사람도 많기에 전기차 보조금이 이같은 농사용 차량에도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에 대해 강동우 제주자치도 스마트그리드과 담당은 “전기트럭이나 전기이륜차의 경우, 이번 행사를 통해 보조금 지원 필요성에 공감했다. 다만 데이터를 남기는 실증사업이 우선 필요한 만큼 일단 환경부와 실증사업 추진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실증사업이 추진 될 수 있도록 하고, 정부 지원 문제도 환경부와 계속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전기트럭, 전기이륜차 모두 지원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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