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박물관 국보공개특별전 ‘빛의 예술, 나전 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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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전 주칠 문갑. 19세기말~20세기초. / 창덕궁 유물. 현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국립제주박물관
한국적 미의식의 정수인 조선왕실 나전칠기가 제주를 찾아온다.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성명)은 올해 첫 특별전으로 오는 15일부터 6월 15일까지 조선왕실의 나전칠기를 조명해보는 ‘빛의 예술, 나전칠기’전을 연다.

전시는 크게 세 개의 테마로 구성된다. 실제 창덕궁에서 사용했던 왕실용 나전칠기, ‘제실박물관(국권 상실 후 이왕가박물관으로 격하)’이 수집해 온 물품들, 한국과 비교하기 위해 초청된 동남아시아 나전칠기 등 총 30여점이 기다리고 있다.

나전칠기는 빛깔이 아름다운 조개껍질을 여러가지 모양으로 장식한 칠 공예품이다. ‘나전(螺鈿)’은 말은 조개껍질을 다양한 모양으로 오려 새기거나 붙여 장식하는 공예기법을 말하고, 칠기는 옻을 칠한 목공예품을 가리킨다. 고려시대 꽃을 피웠던 우리 나전칠기는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최고의 공예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조선 왕실이 소장했던 최고의 나전칠기를 선보이는 자리인 만큼 전통공예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여러 모로 의미가 깊다.

이번 전시는 지방에서는 처음 열리는 나전칠기 특별전이다. 손상이 쉬운 나전칠기의 특성상 항상 일정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해줘야 하고, 이동조차 쉽지 않아 그 동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기가 힘들었다.

사실 제주는 나전칠기의 주재료의 원산지다. 여기에 제주 근해에서 나는 전복과 소라 껍데기가 질이 좋아 선호를 받았던 것. 이번 전시에는 이 원재료라고 할 수 있는 상모리 북촌리 유적서 출토된 전복 소라 껍데기도 볼 수 있다.

나전칠기는 통일신라 때 중국 당라로부터 유입돼 고려시대 때 우리만의 독특하고 화려한 나전칠기문화를 꽃피웠다. 고려 나전칠기는 금속실과 바다거북 껍질, 나전 등을 이용해 화려하고 귀족적인 미감을 나타낸다. 조선 시대에는 유교적 절제 속에 대중적이고 우아한 여성적인 작품들이 나타난다. 조선 말기로 갈수록 사용 계층이 넓어지면서 기종도 다양해지고 무늬와 소재나 표현이 보다 대중적인 성향을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같은 시대상을 쭉 따라 가면서 나전칠기에 대한 미감과 역사성을 동시에 읽을 수 있다. 장식기법과 제작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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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전 칠 빗접. 조선 18~19세기. / 1912년 이왕가박물관 수집. 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립제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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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전 칠 문갑. 조선 19세기. / 1909년 제실박물관 수집. 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립제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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