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민방위 교육서 종북 위험성 강조...명예훼손 소지 높아 '물의'

현직 제주도 안보정책보좌관이 민방위 교육에서 민주노총 등 일부 시민사회단체를 겨냥해 ‘종복단체’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고 있다.

배영준(62) 안보정책특별보좌관은 16일 오전 9시 제주시 아라동 제주도소방교육원에서 열린 제주시지역 1~4년차 민방위 안보교육 강사로 참석해 종북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제주의소리’가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배 보좌관은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특정 진보단체를 종북세력으로 지칭했다.

녹취록에서 배 보좌관은 “민주노총은 북한 노동을 추종하는 종북 좌익 노동단체며 국내 노사분규의 92%를 주도할 만큼 불법과 폭력을 불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배 보좌관이 민주노총은 물론 전교조와 평통사, 언론사인 민중의소리도 종북으로 지칭했다고 주장했으나 당사자는 관련 내용을 대부분 부인했다.

배 보좌관은 “민주노총과 전농은 종복 좌익세력으로 봐야 한다. 강의자료는 안행부에서 제작한 것을 이용했고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다른 자료를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전교조에 대해서는 “전교조를 종북으로 지칭하지는 않았다. 전교조 소속 교사 중 일부의 정서를 강의를 통해 표현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법원은 진보단체 등을 겨냥해 쓰는 '종북'이라는 표현에 사회적 배경 등을 따져 명예훼손 여부를 엄격히 판단하는 추세다.

실제 서울중앙지법은 2013년 7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가 자신들의 단체를 종북이라고 표현한 일부 보수 단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했다.

민주노총도 그해 9월 자신들의 단체를 종북 좌익 등으로 지칭한 홍지만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 보좌관은 광주광역시 출신으로 해군사관학교(28기)를 졸업해 해병대 6여단장, 한미연합군 사령부 작전연습처장, 2사단장을 역임하고 2006년 소장으로 예편했다.

지난해 4월8일자로 제주도 계약직 가급(4급 상당)의 안보정책보좌관으로 임용됐으며 임기는 최대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