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각급 학생들 자발적 모금 행렬...물품 구입 속속 진도로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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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 사망, 실종자를 돕기위해 모금을 벌이고 있는 제주여고 학생들. ⓒ제주의소리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에 대한 애도 분위기가 전국으로 확산된 가운데 제주 곳곳에서도 이들을 향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단원고 학생들이 수학여행 중 사고를 당해 피해가 큰 만큼 도내 학생들은 '남의 일'이 아니라는 마음에서 직접 나서고 있다.  

21일 제주도교육청은 현재 도내 9개 학교에서 세월호 침몰 사망, 실종자를 돕기위한 성금 모금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애월고, 제주여고, 오현고, 제주과학고, 효돈중, 중문초, 가마초에서는 일찌감치 모금을 시작했고, 서귀포여고와 함덕고도 모금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들 학교는 모은 성금을 피해가족 등에게 기탁할 예정이다. 각 학교는 자율적으로 성금을 기탁하고, 교육청은 통보만 받는 형식이다.

누구의 권유에 의해서가 아니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다. 제주여고의 경우 지난 18일 몇몇 학생들이 학생자치회에 돈을 모으자는 뜻을 전했고, 23일까지 성금을 모아 진도군청에 전달할 예정이다.

변혜선 제주여고 교사는 "아이들이 먼저 세월호를 위해 성금을 모으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또래인 만큼 더 슬프고 더 마음에 와닿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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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화고 학생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마련한 구호물품.

이미 제주여자상업고와 세화고에서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전달했다. 이 곳 역시 학생들이 먼저 나섰다.  

제주여상 2학년 학생들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자그마한 힘이라도 보태자'는 목소리가 나오자 지난 18일 학급 반장들을 중심으로 의견을 모았다.

현지에서 '양말, 슬리퍼'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8개 학급에서 78만원의 금액을 모았다. 이렇게 모금한 금액으로 325족의 슬리퍼를 구입해 진도군청으로 배송했다.

박경민 제주여상 교감은 "또래 학생들이 제주도 수학여행을 위해 승선했다가 이번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과 비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많은 학생들이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화고 역시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모금을 진행했다. 당시 2학년 6반 학생들이 '한 번 해보자'며 뜻을 모았고, 금새 학년 전체로 확산됐다. 이 분위기는 주말사이 전 학교로 퍼졌고, 학생들은 십시일반 모은 102만9100원으로 동문시장과 인근 마트를 돌아다니며 구호물품을 구입해 현지로 발송했다.

김형준 세화고 교감은 "오늘(21일) 아침에야 선생님들이 상황을 파악할 정도로 학생들이 자발적인 모금을 진행했다"며 "오히려 저희들이 학생들에게 배웠다"며 대견해했다. 

도교육청 차원에서도 오는 수요일(23일)까지 본청 직원들을 상대로 모금을 진행중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너무나 큰 국민적 아픔이기 때문에 당연히 모금에 동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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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여고 학생들은 학생자치회를 통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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