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령, 신상미 씨···"단기 구호 보다 자아실현이 중요" 예술교육에 두팔 걷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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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글라데시의 아이들. ⓒDAP LS

아이들의 해맑은 표정이 가득한 이 엽서를 구입하면 수익금은 방글라데시로 향한다. 이 국가에서도 가장 문화소외지역에 있는 시골 아이들을 위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직접 쓰인다. 거대해 보이는 이 프로젝트는 여느 자선단체나 국제기구가 아닌 두 명의 제주 청춘이 벌인 일이다.

제주 토박이 이혜령(32.여)씨와 서울에서 태어나 제주로 이주해 온 신상미(31.여)씨가 그 주인공. 두 사람 모두 당당한 제주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혜령 씨와 상미 씨는 2010년과 2011년, 각각 2년 동안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으로 방글라데시를 방문한 것이 시작이었다.

못 먹어 등이 휘고, 시력을 잃고, 영양결핍에 시달리는 아이들. 하지만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당장 '돈을 얼마 줄까' 이렇게 생각도 해봤지만 '그것은 일시적이라는' 생각이 맘을 붙잡았다. 용기와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구호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혜령씨는 말한다. "실제로, 아이들을 모아서 미술교육과 체육수업을 하다 보니 짧은 시간 내에도 성취감을 느껴 자존감이 회복되고 밝아지는 아이들을 보았어요.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아이들을 꿈꾸게 하고 아이답게 자랄 수 있게 하는 교육, 빈부격차에 상관없이 모든 아이들에게 미술교육을 통해 창의적인 기회의 장을 마련해주고 싶었어요."

방글라데시 최남단에서 열리는 콕스바잘 아트 페스티벌, 사진프로젝트와 방글라데시 아동 미술교육 후원을 가장 우선순위로 선택했다. '예술'과 '교육'의 힘을 믿은 것이다. 상미씨가 2010년부터 2012년에 있을 동안 콕스바잘에서는 처음으로 아트페스티벌이 진행됐다. 그녀는 직접 스텝으로 참여했다.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비디오아트 워크숍이 진행됐다. 가장 인상 깊었던 기억은 '사생대회'. 이 곳 아이들에게는 처음이었다. 아이들의 진지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며 '이런 기회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도록 서포터가 필요하겠다'는 마음이 강렬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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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령 씨와 방글라데시의 아이들. ⓒDAP 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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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상미 씨와 방글라데시의 아이들. ⓒDAP LS

하지만 당장 무일푼 젊은이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엽서'. 현지에서 찍은 생생한 사진들, 그리고 젊음과 도전정신이라는 자산이 있었다.

그렇게 DAP LS(Dream Art Play Learning&Sharing)가 지난해 8월 15일 탄생했고 자신들이 직접 찍은 사진들로 엽서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블로그를 통해 판매를 시작하자 제주에서 만들어진 이 엽서들은 전국 방방곳곳을 향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간곡한 마음이 통한 셈이다.

물론 갈 길은 멀다. 교육에 대한 현지 아이들의 목마름을 해결해주기 위해서는 해야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방글라데시 다르게 보기 프로젝트', 방글라데시 미술작품으로 공정무역 하기, 방글라데시 전래동화책을 국내 다문화센터에 전달하는 등 계획을 세워놓은 것도 많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도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첫 오프라인 판매처였던 지난 22일 카페하루하나에서의 '착한마켓'에서도 반응이 뜨거웠다.

혜령씨는 "풍족하지만 행복하지 않은 세대가 행복할 수 있는 착한 놀이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마음을 전한다.

"빈곤이라는 이름으로 분류되지만 그들 역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며 슬픈 일에 슬퍼하고 기쁜 일에 기뻐하는 우리와 닮은 사람들임을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어요. 일방적인 후원이 아닌 관심과 공감을 통해 우리의 삶과 무관하지 않고 연결되어 있다는 책임의식을 가지고 소통할 수 있는 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문의=DAP LS(010-3302-1592, www.facebook.com/DAPLS, blog.naver.com/dap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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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글라데시의 아이들. ⓒDAP LS
▲ 자신이 접은 종이학을 보여주며 해맑게 웃고 있는 방글라데시의 아이들. ⓒDAP LS
▲ 해맑은 표정의 방글라데시의 아이들. ⓒDAP LS
▲ 방글라데시의 아이들. 특별한 놀이감이 없는 탓인지 삽이 놀이기구가 됐다. ⓒDAP LS
▲ 카메라를 보며 해맑게 웃고 있는 방글라데시의 아이들. ⓒDAP 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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