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공식 개봉...1일 강정마을서 첫 상영

미국 시카고 세계평화영화제에서 발굴특별상(Expose Award)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은 다큐멘터리 '제주의 영혼들(The Ghosts of Jeju)' 공식 한국어판이 개봉된다.

오는 1일 오후 9시30분 강정생명평화대행진 일행의 도착 직후 강정마을 축구장에서 첫 번째 상영이 이뤄진다. 이후 제주 전역과 서울 등 전국에서 순회상영회를 열고, 영화관에서도 공식개봉할 예정이다.

미국 독립영화제작자 리지스 트렘블레이(Regis Tremblay) 감독이 만든 8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제주의 영혼들'은 제주 4.3부터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이르는 제주 현대사를 다루고 있다.

2012년 9월 처음 제주 강정마을을 방문한 트렘블레이 감독은 '평화적 생존권을 위한 투쟁'에 감동을 받아 촬영을 시작했다. 그는 "강정 주민들이 보여준 불굴의 정신 덕분에 이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늘 강조해왔다.

한 달 간 제주도에 머물며 촬영한 트렘블레이 감독은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1년여 간 수도 워싱턴에 있는 미국립문서보관소 등의 자료를 뒤지며 제주4.3을 최대한 온전히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

또한 시카고대학 역사학과장 브루스 커밍스 석좌교수, 우주의 무기와 핵을 반대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사무총장 브루스 개그넌, 영화감독 올리버스톤, 한국전쟁 당시 노근리 민간인 학살 취재로 퓰리쳐상을 받은 AP통신 기자 찰스 핸리 등을 인터뷰하며 제주 강정마을 문제를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전쟁, 국가폭력과 민중의 평화적 저항이라는 관점에서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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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지스 트렘블레이 감독. ⓒ제주의소리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으로 향후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대립과 마찰이 국제정세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그 한복판에 위치한 제주강정마을 해군기지를 둘러싼 문제는 세계 평화를 이루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이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한결같은 증언이다.

트렘블레이 감독은 "엄밀한 탐구정신을 바탕으로 발굴한 사료들을 바탕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으며, 군사주의 침입에 맞서 평화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제주민들의 몸부림을 생생하게 담아내려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 지구에서 지속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인간이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를 질문하며 이 영화를 마무리한다.

'제주의 영혼들'은 지난 3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평화영화제(Peace On Earth Film Festival)에서 대상 다음인 발굴특별상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제 수상 후 트렘블레이 감독과 강정마을 평화운동가 조약골 씨가 함께 캘리포니아와 뉴멕시코 등 미국 10개 이상의 도시에서 15번 이상 순회 상영회를 개최해 1000명에 이르는 관객을 만났다.

이후 공식 한국어판 번역이 진행되었고, 감독의 새편집본(director's cut)을 바탕으로 최근 제작이 마무리됐다.

DVD구입·순회상영회 문의=02-6406-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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