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카지노 대신 '감독기구' 먼저...최경환 장관 등과 큰 틀 합의

외국인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 건설과 관련해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원희룡 제주지사가 정부 설득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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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제주지사와 최경환 기획재정부장관.

신규 카지노 대신 카지노 감독기구를 만들고, 선도적으로 조례를 통해 규제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원 지사는 21일 오전 도청 기자간담회에서 카지노 감독기구를 세우기로 정부와 조율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전날 서울을 방문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연쇄적으로 만났다.

우선 원 지사는 지난 12일 정부가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발표한 신화역사공원 내 카지노 포함 복합리조트(리조트월드 제주)와 관련해 최 장관, 문광부 관광국장, 기재부 서비스과장 등과 협의했다.

원 지사는 카지노와 관련해서 "제주도에 이미 있는 8개 카지노에 대해 국제적 수준의 감독기구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정상적인 회계와 조세 체계, 지역고용, 구매와 관련된 지역경제 기여도 등을 국제적 수준으로 정립하고, 제주도가 갖고 있는 허가권에 기초해 조례 제정과 감독기구, 전문인력 양성을 선도적으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제주도 뿐만 아니라 문광부 역시 의원입법으로 발의해서 카지노와 관련해 전반적으로 제도 정비를 서두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원 지사의 주장이 관철된 셈이다. 

정부는 무역투자진흥회의 당시 신화역사공원 카지노 복합리조트 등을 직접 거론하며 원스톱 지원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원 지사는 "신화역사공원 내 리조트월드 사업과 관련해서는 카지노 존재 여부에 대한 논란, 과다한 숙박시설에 대한 우려 등 도민의 불신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해 (신화역사공원)시행사인 JDC와 투자자인 람정제주개발이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고 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며 사실상 난색을 표했다.

정부와 갈등을 우려한 듯 원 지사는 "대신 정부가 발표한 복합리조트의 행정적 절차 부분들은 내용적 심의는 철저히 하되 신속히 진행하는 데 보조를 맞춰나가기로 했다"며 "일각에서 제기했던 것처럼 정부와 제주도 방침이 서로 엇박자가 난다든지, 정치적 프로그램이 아닐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내용을 조율했다"고 공조 방침을 강조했다. 

제주도 대규모 개발투자와 관련해서 원 지사는 "기획재정부에 설명해서 공감대를 이뤘다"며 "앞으로 숙박시설이나 카지노 시설은 전체 관광객 숫자, 숙박시설 증가와 예상수요, 카지노 내장객 숫자 등을 철저히 연동시켜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전반적으로 난개발은 막고, 무분별한 투자 쏠림현상, 감독기구도 없는 데 분양차익이나 카지노 수익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일방적 투자구조를 관리하고, 지역 환원체제를 정비하자는 데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뤘다"며 "정무수석을 통해 부처간 조율이나 정부 전체 방향으로 보조를 맞춰나가는 것으로 당대표와 정책위 등과 공유도 마쳤다"고 설명했다.

카지노 감독과 관련해 원 지사는 "감독기구나 관리기준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빠르면 8월말에 카지노 방침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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