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리본 금지령 두고 김광수 “슬픔 벗어나야”-강경식 “교육부 이중성 규탄”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의 세월호 추모 노란리본을 두고 제주도의회에서 설전이 벌어졌다.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 김광수 교육의원은 22일 ‘2013회계연도 제주도교육비 특별회계 세입세출결산’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최근 교육부의 ‘노란 리본 금지령’을 이 교육감이 거부한 데 대해 비판을 가했다.

김 의원은 “중앙에서 내려온 공문을 학교나 기관에 다시 보내지 않을 수 있는 것”이냐고 물으면서 “그러면 안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슬퍼하지 않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며 “다만 우리는 또 다른 아이들을 교육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생각해야한다”고 이 교육감의 태도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행정질문 때 노란리본을 달고 나왔던데, 이것을 제주교육의 수장으로서 교육가족과 아이들에게 의도하는 게 뭘까(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개인의) 의사표현은 가능하지만 교육감은 공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의 공문은) 그 동안 참 많이 슬퍼했는데 이제 슬픔에서 벗어나서 민생이라든지 먹고살기 위한 노력을 집중하겠다는 의미, 언제까지 슬퍼만하고 있을 거냐 하는 차원에서 이해를 해야한다”며 “안타까워서 이 내용을 질문 드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경식(이도2동 갑, 무소속)은 돌봄교실이나 누리과정과 같은 정책이 중앙정부의 외면으로 실행에 어려움에 처한 상황을 지적하던 중 ‘노란리본’ 얘기를 꺼내며 교육부를 비판했다.

강 의원은 “교육부는 기본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누리과정이나 돌봄예산 반영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서, 교사나 학생들의 자율적인 추모는 막는 행태는 강력히 규탄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학생이나 교사의 자유로운 판단을 막을 노력이라면 오히려 예산 확충에 앞장서야 할 교육부가 아니냐”면서 “중앙에서 파견된 부교육감님은 이러한 도민이나 학부모, 지방의회의 민심을 잘 전달해주길 바라겠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교육부의 ‘노란리본 금지령’이 내려진 다음 날인 지난 17일 제주도의회 본회의 교육행정질문에 노란리본을 달고 출석해 화제를 모았다. 다음 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과거 독재시대나 아니면 그 상황 속에 있는 느낌이다. 등교할 때 복장 규정을 하는 느낌이 아주 강하다”며 비판했고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결국 비판이 커지자 교육부는 ‘개인이 가슴에 다는 리본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전교조 행사에 대한 것’이라고 해명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