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섬 면세화 꿈꾸는 금문도를 가다] 현지특산품 판매, 활발한 사회환원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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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문도로 가기 위해 하문 여객 터미널에서 대기중인 중국인들.

대만 영토지만 대만과는 190km, 중국과는 불과 1.9km 떨어진 금문도(진먼다오).

1949년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의 치열한 전투 끝에 대만령이 된 이 곳은 1958년에도 중공군의 47만발이 넘는 포탄이 쏟아지고 이후 20년 동안 포격이 계속되는 등 중국 현대사의 상흔을 간직한 곳이다.

군사적 요지였지만 2000년대 들어 인근 중국 하문(샤먼)과 정기항로가 오가기 시작했고, 이곳 현 정부는 섬 전체를 면세 관광지로 만들기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타깃은 중국인 관광객.

제주와도 무관치 않은 흐름인 만큼 [제주의소리]는 지난 17~19일 이 섬을 직접 찾아 현지 상황을 취재했다.

지난 4월 동남아 최대규모의 면세점이 이 곳에 세워졌다. 중국 관광객들의 유입을 고려한 에버리치 측의 투자와 이 곳에 대형 면세점을 유치하려는 현 정부의 의지가 만났다. 현 정부는 토지 임대료 할인, 대출에 대한 특혜, 관광수익 증가에 대한 인센티브 등을 제공한다.

장쉬신 금문 현(縣) 정부 관광국 부국장은 "2000명 이상의 고용효과가 일어났고, 관광매출 신장에 기여를 하고 있다"며 "또 금문도 면세점의 한도나 할인율이 높아서 중국 본토에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전체 관광객이 97만명인데, 지금(9월)까지 116만명이 넘었다"며 "여기 와서 투자할 사람이 있다면 적극 밀어주겠다"고 덧붙였다. 금문도 현 정부는 항만, 공항을 비롯한 섬 전체의 면세점화가 목표라는 것도 밝혔다.

관광업이 주요 산업인 인구 12만의 섬이나, 그 동안 중산층 이상 중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쇼핑인프라가 부족했던만큼 현 정부도 적극 지원 태세를 갖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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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문도 한복판에 위치한 에버리치 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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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쉬신 금문 현(縣) 정부 관광국 부국장(왼쪽)과 맨디 챠오 에버리치 홍보팀 매니저.

맨디 챠오 에버리치 홍보팀 매니저는 "정확한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매월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는 이 면세점 옆에 12층 짜리 시티호텔도 건설해 운영하고, 인근 펑우 군도에도 면세점을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 정부와 면세점 측은 중국인에게 적용되는 면세율도 높고, 한도도 높아 곧 홍콩이나 중국 타 지역 면세점보다 훨씬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인 가이드인 리 웨이웨이 씨는 "한 번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들은 전체 일정 중 면세점 쇼핑할 시간을 더 달라고 할 정도"라고 말한다.

이 섬의 면적이 제주보다 1/10 밖에 되지 않는 점, 아예 관광관련 인프라가 전무했던 섬에 들어선 데 대한 반응인 만큼 제주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다만 근접한 이 섬이 전 섬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 제주의 잠재적 경쟁자가 될 만한 가능성을 지닌 만큼 '중산층 이상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쇼핑인프라를 충분히 갖출 필요성이 있다는 시사점은 분명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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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문도 한복판에 위치한 에버리치 면세점. 중국인 관광객들이 면세품을 구입하고 있다.

제주에게 주는 메시지는 또 있다.

금문도 현지 면세점은 건물 중 한 층을 아예 면세품점이 아닌 현지인들을 위해 각종 일반상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쇼핑몰로 운영한다. 동시에 면세점 건물 중 일부 공간에 금문도 지역의 특산품을 진열해놓는다. 지역의 특성을 담은 기념품을 찾던 관광객들은 자연스레 이 섬의 전통과자와 차를 구입하게 된다.

현지인들에 요구에 맞는 사회공헌을 한 셈이다.

동시에 이 섬의 전통문화 축제와 지역 차원의 각종 이벤트에 기부를 하고, 불우이웃 돕기 캠페인도 적극 진행중이다. '이익 독식', '수익 유출' 등의 논란에 휩싸인 제주 지역 면세 사업자들에게 던지는 일종의 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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