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938_175055_1355.jpg
[초점] 호평 받던 정책들까지 덩달아 빛 바래...인사시스템 점검 시급

김국주 제주도 감사위원장 예정자 마저 인사청문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원희룡 도정의 인사정책에 또 한번 큰 흠집이 생겼다.

제주도의회는 21일 오전 제324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열어 제주도지사가 제출한 ‘김국주 제주도 감사위원장 예정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부결했다.

김 예정자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자 제주도는 멘붕 상태에 빠졌다. 몇몇 고위 간부들은 "차라리 외국인을 앉히라는 것이냐"며 의회를 향해 볼멘 소리를 하기도 했다.

또 다른 간부는 김 예정자가 낙마함에 따라 인사실패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도정 추진 동력이 사그라들까 우려하기도 했다. 

출범 5개월째인 원희룡 도정의 인사는 이지훈 전 제주시장과 이기승 시장 예정자에 이어 김 예정자까지 벌써 3번째 낙마로 치명상을 입었다.  

그동안 4번의 인사청문을 무난하게(?) 통과한 인사는 김영철 제주도개발공사 사장 밖에는 없다. 이성구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의 경우도 의회 의견은 사실상 '부적격'에 가까웠다.

이쯤되면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의 인사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원 지사는 취임 이후 드림타워와 앵커호텔 지하도문제, 개발과 환경 정책, 카지노 정책, 건설하도급 정책 등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잇따른 협치 논란과 인사실패로 초반에 호평을 받았던 정책들까지 빛을 잃고 있다. 

일각에선 원 도정의 잇단 인사실패 원인과 관련해 '비선라인'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조차 '송일교' '만사송통' 등 모든 공모에 특정인이 개입해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송일교'는 송모 교수, 일고, 교회 인맥을 말한다. '만사송통'은 모든 것은 송 교수로 통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공모를 하면 으레 '사전내정설'이 나돌고, 실제로 그 당사자가 그대로 임명되는 게 되풀이됐다. 

이런 상황에서 원 지사가 직접 지명한 감사위원장 예정자마저 낙마하면서 인사실패 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한 도의원은 "원 지사가 제주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몇몇 특정 비선라인이 인사를 주무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도 전혀 리액션이 없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지난 19일 도정질문에서 잇따른 인사실패에 대해 "나름대로 뜻을 갖고 세우려는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다치기만 한 상황이 됐다"며 "참으로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또 "시민사회와 야당에서 (시장 등을)발탁하려고 했는 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하지만 후퇴는 없다. 현실적 사례에서 구체적 교훈과 경험을 얻어 좀 더 원활하게 인사할 수 있도록 분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사 실패 때마다 교훈과 경험을 얻었다는 원 지사, 이번엔 무슨 교훈을 얻었을까? 인사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