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심사] 유진의 의원 "서귀포시립사랑원, 각종 사고 일어나도 감독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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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회 유진의 의원.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노숙인 수용시설에서 성추행, 사망사고 등이 벌어졌지만 행정당국은 마땅한 대책 없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관리해왔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의회 복지안전위원회는 27일 제324회 제2차 정례회를 속개해 서귀포시 주민생활지원국, 서귀포·동부·서부보건소의 2015년도 예산안을 심사했다.

이날 유진의 의원(비례대표, 새누리당)은 지역 노숙인, 장애인이 이용하는 서귀포시립사랑원에서 각종 사고가 일어나면서 관리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서귀포시가 개선하려는 의지가 없다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시립사랑원에서 2012년부터 사망사고, 성추행이 일어난 사실을 언급하며 이 같은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지 오순금 서귀포시 주민생활지원국장에게 물었다.

오 국장은 "지난해 도청 여성가족정책과장을 맡으며 방문한 적은 있지만 당시에는 담당자적인 입장이 아니었다"며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의원이 "9대 의회 때도 행정사무감사, 예산심의 과정에서 사랑원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각됐는데 국장님에 대해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질책했다.

결국 오 국장에 이어 이혜란 서귀포시 복지위생과장이 발언대에 올랐고, 유 의원이 "큰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어떤 조치가 마련됐냐"고 재차 물었다.

그러나 이 과장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하면서 분위기는 다시 한 번 싸늘해졌다.

유 의원이 "사망사고, 성추행 등 중대한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모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다그쳤다.

담당 직원의 도움을 받은 이 과장은 "CCTV강화, 재활프로그램 운영, 알코올중독 관리 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담당 과장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이것을 어떻게 생각해 해야 하느냐. 매년 수 억원의 예산이 사랑원에 지원되는데 돈을 그냥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질책했다.

서귀포시립사랑원은 노숙인, 알코올중독자 재활 및 장애인 보호를 위해 1998년부터 운영됐다. 

현재 장애인 47명, 노숙인 및 알코올중독자 30명 등 모두 77명이 입소해 있다. 내년 예산에 사랑원 운영비는 7억4000만원이 반영됐다. 시설기능 강화를 위해 6억5000만원도 추가로 반영됐다.

2012년에는 시설 입소자들간의 다툼으로 입소자가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으며, 지난해는 사망사고 뿐만 아니라 성추행 사건도 발생했다.

앞서 지난해도 제주도의회는 사랑원에서 발생한 각종 사고의 원인이 노숙인, 장애인이 함께 생활하는 구조적인 문제와 부실한 프로그램 등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2013년 11월 28일 당시 예산심사에서 복지안전위원회 소속 고정식 의원(일도2동 갑, 새누리당)은 "장애인들이 무연고·알코올 중독자들과 함께 지내면 정서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겠나"며 장애인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노숙인, 장애인이 함께 입소해 있는 문제는 올해도 똑같이 지적됐다.

유 의원은 남성들이 사용하는 건물의 장애인과 노숙자가 분리됐지만 여성 건물은 분리되지 않은 사실을 지적하며 "장애인들과 노숙자, 알코올중독자들을 분리하지 않는다면 추가 피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부식창고, 화장실 등의 공간이 위생적이지 못한 상태로 방치돼 있다고 지적하며 "시설문제는 예산이 수반돼야 하지만, 청결문제는 시설운영자가 가지고 있는 의지로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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