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태언론문학대상.jpg
▲ 19일 국회의사당 대강당에서 열린 2015 언론문학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송경태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 ⓒ 제주의소리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등정 도전을 앞두고 있는 시각장애 모험가 송경태(53)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이 언론문학대상을 수상했다.

송 관장은 19일 국회의사당 대강당에서 대한민국문화 예술진흥회, 국제문화예술교류진흥회, 대한민국유권자협의회 문화예술위원회, 한울문학이 공동 주최로 열린 ‘2015 언론문학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선정위원회는 송 관장이 출품한 시 ‘어머니 당신은’ 외 2 편을 대상작으로 뽑았다.

송 관장은 2012년 3월 ‘삼일만 눈을 뜰 수 있다면’으로 등단한 뒤 총 7편의 저서를 출간했다. 시집 ‘삼일만 눈을 뜰 수 있다면’, ‘신의 숨결 사하라’는 2009년과 2011년에 문화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됐다.

<제주의소리>가 주최하는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 홍보대사인 송 관장은 20대 군 복무시절 예기치 않은 수류탄 폭발사고로 시력을 잃은 1급 시각장애인이다. 하지만 장애를 뛰어넘어 세계적인 모험가로 우뚝 섰다. 사회복지학 박사로 전주시의원도 지냈다.

장애인 세계최초 4대 극한마라톤 그랜드슬램(사하라,고비,아타카마,남극)을 달성하고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와 히말라야 아일랜드피크를 등정을 이뤄냈다. 내년 3월 세계 최고봉인 에베리스트 도전을 앞두고 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송 관장은 “아직도 부족하고 갈 길이 멀기만 한 저에게 짐 하나 더 올려주신 것 같아 마음이 무겁게만 느껴진다”며 “희망의 주는 글을 더 많이 써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밝혔다.

다음은 송경태 관장이 보내온 수상 소감문.

“여보, 기뻐하세요! 밤새 함박눈이 쌓였어요!”
“아, 그래 그래! 눈마중 나가자! 여보야!!!”
온 대지가 순백의 옷으로 갈아입는 이른 아침에 아내와 두 살백이 손녀의 손을 마주잡고 문학소년처럼 설레이는 마음을 다소곶이 자장시키고 소담스레 핀 뜰앞으로 첫눈마중을 나섰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 억새가 그 틈새 사이로 풍경화를 그리고 있는 장군봉에서 안개구름 찬 이슬을 걷어내고 출렁이는 파도처럼 나는 넘어질 듯 춤을 추고 있는 억새 사이로 한참 동안 자신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지요.

저도 한때는 자포자기해서 죽음 같은 삶을 산 적이 있었습니다. 군복무 중 폭발사고로 두 눈을 모두 잃어야 했던 때였습니다. 그 때 저에게는 삶의 모든 것이 의문형이었습니다. 사는 것 자체가 허무하기만 할뿐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지 전연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라디오를 통해 시각장애인이 대학을 다닌다는 사연을 우연히 듣게 되었고, 재활을 하겠다는 굳은 신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변하자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나는 의문을 품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실현하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나는 결혼할 수 있을까“ 어느 처녀가 앞 못 보는 나에게 시집을 올까 걱정했지만, 처음 만나 대화를 나누는 순간 사랑을 느낀 목소리 고운 여인에게 저돌적인 프러포즈를 했고 3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떡두꺼비 같은 아들도 둘이나 낳았습니다. 큰아들은 공군장교로 막내아들은 육군장교로 보냈지요.

과연 나는 대학을 다닐 수 있을까“ 비록 두 번의 고배를 마신 끝에 입학하긴 했지만 모두 무사히 졸업했고,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도 취득했습니다.
과연 나는 컴퓨터를 다룰 수 있을까“ 물론입니다. 컴퓨터를 다루는 정도가 아니라 프로그램을 개발하기까지 했습니다. 내가 개발한 국내최초의 '음성 인터넷도서관'은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통령상'에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나는 이 세 가지 소원을 달성하는 데 28년이 걸렸습니다. 그러는 동안 내 몸 하나 비를 피할 수 있는 작은 우산이 되기보다 많은 사람과 함께 비를 피할 수 있는 큰 우산이 되어보자는 신념으로 '미국대륙 도보횡단'을 완주하였고, 이를 시작으로 장애인 세계최초로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남극)을 달성하였으며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5987m-와 히말라야 아일랜드 피크6120m-를 등정하였으며 내년 3월에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8848m를 도전예정에 있습니다.

전주시의원으로 왕성하게 활동도 했고, 지금은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 자신을 불태우는 삶을 살게 되면서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달리는 희망제조기'가 된 나의 삶을 듣기 위해 부르는 곳도 많아졌습니다.

도전을 받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그동안 얼마나 나약하고 나태하게 살아왔는지, 포기를 일삼으며 살아왔는지를 고백하면서, 새로운 힘을 얻었다며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할 때 나는 기쁘고 감사하했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제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글쓰기였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 묵시적으로 허락할 수 없는 대상을 놓고 저울질할 때가 그립습니다. 쓰다가 지우기를 반복했던 지난날, 아마도 그것은 오늘날 자신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이제 마음은 한결 가볍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내가 쓴 시들을 돌아보면 부끄러울 뿐입니다. 아직도 부족하고 갈 길이 멀기만 한 저에게 심사위원님께서 짐 하나 더 올려주신 것 같아 마음이 무겁게만 느껴집니다.

적극적으로 추천해주신 배수현 작가님 그리고 한울 문학 관계자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시인으로서 잔잔하고 청아한 고운빛깔을 내도록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