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책-격려 오간 '시민기자의 날'...깊이있는 분석 기사, 약자 대변, '생생 기사'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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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열린 '<제주의소리> 시민기자의 날'. 고홍철 대표가 감사의 말을 전하고 있다. ⓒ 제주의소리

올해로 창간 10주년을 맞은 <제주의소리>에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이 건넨 조언은 “좀 더 날카로워지고, 더 깊이있게 기사를 써달라”는 당부였다.

지난 19일 오후 7시 제주시내 한 음식점에서 ‘2014 제주의소리 시민기자의 날’이 열렸다. 평소 <제주의소리>에 소중한 글을 선물해준 시민기자들과 함께 조촐하게 저녁식사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냉철한 사회 비판부터 우리가 놓치고 있는 일상의 소중함을 담은 글까지 시민기자들은 오늘의 <제주의소리>를 만든 주인공들이었다. 

작지만 의미있는 자리였다. 칼럼진, 시민기자 등 20여명이 모여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고병수 신부는 시민기자들을 향해 “평소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한 분들을 만났다”며 “여러분들의 글을 읽을 때마다 제주에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감사의 말을 건넸다.

강창수 (사)청년제주 이사장은 “<제주의소리>가 여러 노력을 하고 있고, 차별화됐다는 걸 알게 됐는데, 그런 것들이 쌓여 기사로 나타나는 것 같다”며 “전 직원들이 고생하는 모습이 안타깝지만 동시에 보람으로 여기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기자 1세대인 김강임 홍익지역아동센터장은 “저는 육지에서 왔는데 제주의 환경이 흥미로웠다. 제주 오름과 서귀포 70경 발품을 판 게 내 브랜드가 되고 방송에도 나왔다. 반향을 냈다”며 10년을 회고했다. 

그러면서 “제가 시민기자였을 때 가장 무서워했던 게 댓글이었다”며 “매서운 댓글이 달려야만 언론이 살아나고 바른 소리를 낼 수 있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홍경희 제주교재사 대표는 “<제주의소리>가 소중한 지면을 내줘서 ‘바람섬’을 브랜드화할 수 있었다”며 “처음엔 사람들이 이런 글을 읽을까 걱정했는데 연락이 끊겼던 여고 동창에게서, 또 다른 지역의 독자에게서도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마다 책임감을 느낀다”며 “<제주의소리>와 한번 연을 맺었으니 더 솔직한 감성으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싶다”고 말했다.

오군성 대학생 기자는 다른 시민기자와 독자들을 향해 “대학생기자단들의 글이 수준이 낮고 징징대는 기사일지라도 사회에 필요한 목소리라고 귀기울여 달라”며 “그게 <제주의소리>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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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열린 '<제주의소리> 시민기자의 날'. ⓒ 제주의소리

애정어린 충고들도 많았다. “<제주의소리>에 한마디 해달라”는 부탁을 전하자 쓴소리들이 이어졌다.

좀 더 깊이있는 분석 기사에 대한 바람, 약자의 입장을 좀 더 강하게 대변해달라는 주문이었다.

박경훈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좀 더 날카로워졌으면 좋겠다. 최근 <제주의소리>의 감(感)이 떨어졌다는 얘기가 있다”며 “사실을 전달하는데 급급하지 안목이나 분석력이 예전보다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분석 기사와 평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독자들의 판단이 부족한 기사에는 분석과 평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헌범 제주한라대 교수는 “1년 전에 비해 좀 변한 것 같다. 좀 더 약자의 소리를 들었으면 한다”며 “좀 더 발로 뛰어서 진실이 뭔지 들었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양상호 제주국제대 교수는 “그 동안 선거 등 거창한 얘기만 있었다”며 “거시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미시적인 기사, 서민들이 피부로 와 닿을 기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시민기자들은 <제주의소리>에 응원의 말도 함께 전했다.

장일홍 극작가는 “30여년 전부터 칼럼을 써왔는데, <제주의소리>에 쓰고 난 뒤 많이 읽히는 것 같고 연락도 많이 온다”며 “영향력 만큼 앞으로 가열찬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농부인 장태욱 씨는 “요즘은 저널리즘의 혼란기라고 느껴진다”며 “앞으로 힘들겠지만, 열심히 글을 쓰다보면 미래가 좀 더 잘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주강현 제주대 석좌교수는 “제주로 주소도 옮기고 사재를 털어 연구소도 만들었다”며 “여기 와 있으니 앞으로 <제주의소리>와 함께 하고 싶다.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마음을 전했다.

고홍철 <제주의소리> 대표는 “그 동안 미덥지 못한 부분도 많았을 것”이라며 “항상 창간 당시 초심을 되새기면서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날 <제주의소리>는 시민기자들의 이같은 목소리를 새겨 앞으로 더 깊이있는 대안언론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제주의소리>는 지속적으로 시민기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소통의 창구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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