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원희룡 지사-정호섭 해군참모차장 비공개 면담...군관사 합의여부 ‘관심’

해군 지도부가 비밀리에 제주를 찾아 원희룡 도지사와 만났다.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해군기지 군관사 논란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지면서 갈등해소의 단초를 마련할지 관심이다.
 
정호섭 해군참모차장(중장.해사34기)과 이병권 기획관리참모부장(소장.해사37기)은 26일 오후 1시 제주도청을 찾아 도지사실에서 원 지사와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왼손에 서류봉투를 든 정 차장은 담당 공무원의 안내를 받으며 곧바로 비서실로 향했다. 이 부장과 해군본부 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정 차장은 방문 목적을 묻는 [제주의소리] 기자 질문에 “제주도와 강정마을 군관사와 관련해 협의와 소통할 부분이 있어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지사와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 군관사와 관련해 의견을 많이 나눴다”며 “그간 (대안을 찾기 위한)많은 노력을 했다. 잘 풀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군 지도부의 제주 방문은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의 군관사 행정대집행 전격 취소 닷새만이다.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 상황에서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전격 합의에 대한 기대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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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섭 해군참모차장(중장. 해사34기)과 이병권 기획관리참모부장(소장. 해사34기)이 26일 오후 1시 제주도청을 찾았다. 해군 지도부는 이날 원 지사와 군관사 해결을 위한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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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섭 해군참모차장(중장. 해사34기)과 이병권 기획관리참모부장(소장. 해사34기)이 26일 오후 1시 제주도청을 찾았다. 해군 지도부는 이날 원 지사와 군관사 해결을 위한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원 지사는 해군기지 문제 해결을 위해 강정마을에 진상조사를 약속하고 해묵은 갈등해소를 위한 정책을 추진중이다. 이 과정에서 강정마을 내 군관사 건설이 발목을 잡았다. 

해군이 해군부지 밖 군관사 건립에 나서자 강정마을회는 마을 안길에까지 군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며 지난해 11월13일 군관사 사업철회를 제주도에 공식 요청했다.

제주도가 중재에 나섰지만 해군은 2015년말까지 군관사 완공을 해야 한다며 공사 강행의사를 내비쳤다. 그러자 주민들은 군관사 정문에 차량과 천막을 세워 공사차량 진입을 막아섰다.

해군이 이에 맞서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4차례나 보내며 압박에 나서자 양측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급기야 지난 23일 농성천막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에 나서겠다고 통보했다.

물리적 충돌이 우려됐으나 해군은 21일 돌연 행정대집행 연기 의사를 밝혔다. 공교롭게도 원 지사가 서귀포시 방문에서 “좋은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다음날 내려진 결정이다.

제주도는 양측의 군관사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강정마을 안길이 아닌 해군기지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대체부지를 해군에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 정호섭 해군참모차장(중장. 해사34기)과 이병권 기획관리참모부장(소장. 해사34기)이 26일 오후 1시 제주도청을 찾았다. 해군 지도부는 이날 원 지사와 군관사 해결을 위한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해군은 그러나 ‘2015년 12월까지 완공이 가능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아 사실상 이를 거부했다. 국방 군사시설 인허가에 걸리는 기간이 길어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다.

논의가 이어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해군 차장이 직접 제주를 방문하면서 구체적 합의안이 마련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이날 면담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해군기지 진상조사를 위한 원 지사의 정책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해군은 2014년 10월14일부터 서귀포시 대천동 강정마을 9407㎡ 부지에 군관사 건립을 위한 공사를 시작했다. 강정마을회가 이에 반발해 그해 10월25일부터 출입구를 막고 있다.

군 관사는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서는 2015년에 맞춰 강정마을 내에 추진 중인 기지 밖 군인 아파트다. 당초 규모는 9만9500㎡부지에 616세대의 대규모 건립사업이었다.

추진과정에서 마을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2013년 3월에는 5만9500여㎡ 부지에 380세대로 축소하고 그해 8월 부지 9407㎡, 세대수 72가구로 다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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