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9359.JPG
▲ 작가 권철이 출판기념회를 열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IMG_9333.JPG
▲ 사진 속 자신의 모습이 어색한 지 웃음을 짓는 이호 해녀.
그의 사진에는 형식이 없어보였다. 대신 제주해녀의 삶과 일상이 녹아 있었다.

23일 오후 1시. 제주대학교 박물관 1층에서 권철(49) 다큐멘터리 사진작가가 이호 해녀를 렌즈에 담아 펴낸 <이호테우>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삶이 녹아있는 그의 사진처럼 출판기념회도 딱딱한 형식이 아니라 하나의 일상처럼 준비됐다. 이호 해녀들을 위한 소풍과도 같았다.

현장에는 권 작가가 찍은 이호 해녀들의 사진이 걸려있었고, 한 켠에서는 첼로 음이 울려 퍼졌다.

"저거 보라게(저걸 보세요)"
"하이고 성님. 막 곱게 나와수다(아이고 형님, 사진 정말 예쁘게 나왔어요)"
"이거 언니우다게(이 사진 주인공은 언니에요)"

해녀 할머니들은 사진 속 자신의 모습이 어색한 지 연신 웃음을 터트렸다. 권 작가는 그런 모습을 다시 렌즈에 담기도 했다.

권 작가는 사진집 출판의 모든 공(公)을 이호 해녀들에게 돌렸다.

권 작가는 “오늘 주인공은 여기 앉아있는 해녀 들이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 언제나 삶과 호흡하는 작가가 되겠다”고 짧게 말했다.

그러곤 “오늘 딱딱한 행사 진행은 없다. 그냥 소풍 나온 것처럼 구경했으면 한다. 해녀 할머니들을 위해 야외에 장구 등 재롱잔치를 준비했다”며 해녀들을 밖으로 모시고 나갔다.

IMG_9331.JPG
▲ 이호 해녀들이 권 작가가 찍은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다. 
IMG_9335.JPG
▲ 사진집 <이호테우>의 주요 배경이 된 이호 해녀들이 전시된 작품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IMG_9348.JPG
출판기념회장에서는 첼로 연주가 이어졌다.
밖에 나가자 전라도 민요와 아리랑 등 국악이 흘러나왔다.

그에게 사진이란 거창한 무엇인가가 아니라 그저 일상을 담는 작업인 듯 했다. 당연히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것 같았다.

지난 1994년 일본으로 건너가 20년 넘게 일본에서 활동한 권 작가는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오히려 이름이 더 알려졌다.

특히 도쿄 신주쿠의 최대 유흥가 가부키초의 밤거리 풍경을 담은 <가부키초>(2013, 후쇼샤)로 제44회 고단샤 출판문화상 사진상을 수상했다.

야쿠자와 경찰도 두려워하지 않는 패기로 가부키초 거리를 누볐고, 날것 그대로를 렌즈에 담았다. 그의 사진은 일본 현지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기점으로 한국으로 돌아온 권 작가는 제주시 이호 해변가를 달리다 사람 키보다 더 큰 자루를 메고 가는 해녀를 만났고, 이호 해녀들을 사진에 담기 시작했다.

100여일간 해녀들을 쫓아다닌 끝에 128쪽의 사진집 <이호테우>를 출판했다.

IMG_9376.JPG
▲ 민요 소리에 맞춰 박수를 치는 이호 해녀들.
IMG_9342.JPG
▲ 사진 작품을 유심히 관람하는 한 외국인 남성.
IMG_9324.JPG
▲ 권철 작가의 아들은 꽃을 꺾어 해녀 할머니들에게 직접 선물했다.
IMG_9320.JPG
▲ 이호 해녀들이 자신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작품을 감상하며 얘기를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