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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녀 살해-사체유기 40대 중형...노모, 법정서 "내딸 살려내라" 시위

“피고인을 징역 25년에 처한다”

재판장이 양형을 결정하자 방청석 맨 앞줄에 있던 할머니가 피고인을 향해 내달렸다. 곧바로 법원 직원에 제지를 당한 할머니는 “내 딸을 살려내라”며 오열하기 시작했다.

장정 4명이 달려들었지만 자신의 딸을 죽인 피고인을 향한 할머니의 분노를 달래지 못했다. 끝내 법정 밖으로 끌려나간 할머니의 가슴에는 ‘살인자 000’이라는 글이 쓰여져 있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허일승 부장판사)는 동거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제주시내 한 하천 아래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신모(46)씨에 징역 25년의 중형을 28일 선고했다.

신씨는 1월26일 오전 4시쯤 제주시 해안동 애조로에서 함께 차량에 탄 동거녀 A(41)씨를 폭행해 목졸라 살해하고 약 2km 떨어진 도근천 다리 밑에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일 신씨는 태연히 동거녀의 집에서 유족들과 생활했다. 신씨는 1월30일까지 5일간 6차례나 범행 현장을 찾아 미리 준비한 흙으로 시신을 덮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완전 범죄를 위해 범행 당시 자신이 입었던 옷을 모두 불에 태웠다. A씨에 대한 위치 추적을 방해하기 위해 고인의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며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도 했다.

주변의 의심을 피하려 이미 숨진 A씨의 휴대전화로 “왜 연락이 없느냐”는 등의 메시지를 보내고, 그 휴대전화로 통화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통화가 이뤄진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재판부는 “만취한 여성을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하는 등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된다”며 “유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숨진 여성을 찾는 것처럼 꾸민 것은 기망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인간의 최소한의 양심도 저버리는 반인륜적 행위에 해당한다”며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에 비춰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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