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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원희룡 지사와 만나고 있는 모습. ⓒ제주의소리 DB
141번 메르스 환자가 신라호텔에서 3박4일간 머문 사실이 확인되자 제주에서 10일 동안 메르스 대응을 진두지휘했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이번엔 중국을 방문, 제주에 관광객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이 사장은 '메르스 잠복기 환자 투숙’으로 홍역을 치른 제주신라호텔에서 돌아온지 사흘만에 중국 베이징(北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 사장은 30일 중국 최대 여행사인 CTS(China Travel Service)의 쉐샤오강 총재를 만나 “최근 한국에서는 메르스 확진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진정되는 상황”이라며 “여름 휴가객이 많은 7~8월에 다양한 한국 여행 상품을 개발해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한국을 찾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쉐 총재는 “조만간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행이 회복될 것”이라며 “맞춤형 관광상품을 개발해 한국 관광의 매력도를 높이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이 사장은 중국 3대 국영 여행사인 CYTS(China Youth Travel Service)를 찾아 “서로 도와서 한국 관광을 활성화하자”고 강조했다.

이 사장이 직접 중국 여행사를 찾은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호텔신라의 양대 사업인 호텔과 면세점은 유커(旅客·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메르스 이후 유커의 한국 방문은 급감하기 시작해, 현재 7~8월 성수기 한국여행을 예약한 중국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이상 줄어들었다.

이 사장은 이날 오후에는 중국의 관광청 격인 국가여유국(國家旅游局)과 외교부(外交部)를 찾았다. 중국 정부 관계자에게 한국의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한국 방문과 여행을 장려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다. 앞서 이 사장은 제주에 9일 동안 머무르며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이 사장은  지난 6월17일 저녁 질병관리본부로부터 141번째 메르스 환자가 잠복기에 제주신라호텔에서 투숙했다는 사실을 전달받고, 18일 아침 비행기로 제주를 찾았다. 도착 당일 약 40억원의 손실을 감수하고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이 사장의 발빠른 조치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메르스가 아직 끝난 게 아니고 계속 진행중인데 신라호텔의 경우처럼 한발 빠르게, 한단계 강력하게 조치했으면 경기도 평택성모병원이나 서울삼성병원도 훨씬 더 빨리 메르스를 진정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원 지사는 "앞으로도 만에 하나 사태에 대비해 철저히 함께 협조하도록 하겠다"며 "이 사태가 진정되면 청정제주의 명소 기업으로 호텔신라가 앞장서서 제주지역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호텔신라가 부족한 점이 많지만 가르침을 받겠다. 속단하기 어렵지만 메르스가 진정세에 돌입한 것 같은 데 신라에서 여러 가지 백서를 준비하고 있다"며 "백서가 나오면 제주 관광지와 공유해서 같이 예방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하겠다. 많이 지도편달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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