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장은 '메르스 잠복기 환자 투숙’으로 홍역을 치른 제주신라호텔에서 돌아온지 사흘만에 중국 베이징(北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 사장은 30일 중국 최대 여행사인 CTS(China Travel Service)의 쉐샤오강 총재를 만나 “최근 한국에서는 메르스 확진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진정되는 상황”이라며 “여름 휴가객이 많은 7~8월에 다양한 한국 여행 상품을 개발해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한국을 찾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쉐 총재는 “조만간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행이 회복될 것”이라며 “맞춤형 관광상품을 개발해 한국 관광의 매력도를 높이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이 사장은 중국 3대 국영 여행사인 CYTS(China Youth Travel Service)를 찾아 “서로 도와서 한국 관광을 활성화하자”고 강조했다.
이 사장이 직접 중국 여행사를 찾은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호텔신라의 양대 사업인 호텔과 면세점은 유커(旅客·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메르스 이후 유커의 한국 방문은 급감하기 시작해, 현재 7~8월 성수기 한국여행을 예약한 중국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이상 줄어들었다.
이 사장은 이날 오후에는 중국의 관광청 격인 국가여유국(國家旅游局)과 외교부(外交部)를 찾았다. 중국 정부 관계자에게 한국의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한국 방문과 여행을 장려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다. 앞서 이 사장은 제주에 9일 동안 머무르며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이 사장은 지난 6월17일 저녁 질병관리본부로부터 141번째 메르스 환자가 잠복기에 제주신라호텔에서 투숙했다는 사실을 전달받고, 18일 아침 비행기로 제주를 찾았다. 도착 당일 약 40억원의 손실을 감수하고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이 사장의 발빠른 조치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메르스가 아직 끝난 게 아니고 계속 진행중인데 신라호텔의 경우처럼 한발 빠르게, 한단계 강력하게 조치했으면 경기도 평택성모병원이나 서울삼성병원도 훨씬 더 빨리 메르스를 진정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원 지사는 "앞으로도 만에 하나 사태에 대비해 철저히 함께 협조하도록 하겠다"며 "이 사태가 진정되면 청정제주의 명소 기업으로 호텔신라가 앞장서서 제주지역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호텔신라가 부족한 점이 많지만 가르침을 받겠다. 속단하기 어렵지만 메르스가 진정세에 돌입한 것 같은 데 신라에서 여러 가지 백서를 준비하고 있다"며 "백서가 나오면 제주 관광지와 공유해서 같이 예방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하겠다. 많이 지도편달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록 기자
leerevo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