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조영필 사무관 비보에 동료 공직자들 “안타깝다” 애도 이어져
 
“제주를 위해 그리고 농촌을 위해 더 큰 일을 해야 할 공직자셨는데…, 좋은 사람이 왜 이렇게 서둘러 떠나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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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애월읍 하귀2리 출신의 조영필 사무관은 농업전문가로 농촌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시책 추진에 열정을 보여 왔다. 지난해 1월 애월읍에서 연탄나눔 봉사활동 당시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중국 연수 중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고인이 된 제주도청 조영필(54) 사무관을 기억하는 동료 공직자들과 지인들은 한결같이 그의 운명 소식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981년 지방농업 9급으로 공직에 입문, 2011년 사무관 승진 등 지난 34년간 공직에 임해오는 동안 그는 ‘농업전문가’로 공직사회에 각인된 대표적 공무원이다. 

올해 1월 단행된 정기인사 때 장기교육 대상에 포함돼 지방행정연수원으로 중견리더 과정(제15기) 교육에 파견 중이었다. 

제주시 애월읍 하귀2리 미수동이 고향인 그는 농부의 아들답게 농업직으로 공직에 입문 후 농업분야에서 두드러진 두각을 보였다. 

농어촌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일환으로 지난 2013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농어업인 자녀 교통비 지원시책 도입을 추진했다. 

특히 제주의 대표적 농업유산인 '흑룡만리 제주 밭담'을 국가농업유산에 이어 세계농업유산으로 등재하는 과정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시스템 등재를 이끌어 내는 등 ‘일을 찾아서 해내는’ 모범을 보였다. 

애월 출신인 부인 강 모씨도 농협제주지역본부에서 농촌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농업 베테랑’ 이다. 부부가 모두 농촌에서 태어나 건강하고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드는데 젊음을 바쳐온 셈이다. 

초·중·고교 선배이자 공직 선배 출신인 박규헌 제주도의회 부의장은 “그만한 사람이 흔하지 않다. 일이면 일, 사람이면 사람, 나무랄 것 하나 없는 일꾼인데 이렇게 일찍 떠나버리니 허망하기 그지없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 부의장은 또, “지난해 고향에서 애월읍장을 할 때 지역주민들로부터 정말 두터운 신임을 얻을 만큼 붙임성도 좋고 매사에 노력해서 안 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긍정맨으로 평가 받았다”면서 “주민들과 함께 소외이웃에 연탄 나눔하며 땀 흘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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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중국 현지 연수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제주도청 조영필 사무관(54, 사진 오른쪽). 지난해 1월18일 <제주의소리>가 주최한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에서 당시 애월읍장이었던 조 사무관과 박규헌 제주도의회 부의장(맨 왼쪽) 등이 연탄을 나르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동료 공직자 A씨는 “동료들 사이에서 대인관계가 좋은 사람으로 알려져 때론 그분의 붙임성이 부러울 정도였다”며 “맡은 보직을 200% 소화해내는 업무 능력도 탁월했다. 더 큰 일을 할 사람인데 이렇게 빨리 떠나니 안타깝다. 영면하시길 빈다”고 조의를 표했다. 

옛 북제주군 당시 함께 일했던 한 공직자는 “고(故) 신철주 군수 시절 마지막 비서관을 지낸 조 사무관은 지방행정연수원 파견 일정으로 최근 신군수님 타계 10주년 추도식에 참석치 못해 죄송하다며 부인이 대신해 제물로 올릴 떡을 준비해 추도식에 참석할 만큼 공직 내 신의가 두터운 분이었다. 이게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고 안타까워했다. 

부인과 1남1녀, 고인의 형제 등 유족 10명과 강승부 도 총무과장을 비롯한 도청관계자 등 총 12명은 2일 저녁 10시20분 제주에서 중국 심양으로 가는 전세기편을 통해 사고현장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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