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갤러리’ 철거-지하도 논란 뒤로 하고 30일 문열어...10월중 그랜드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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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부영호텔&리조트 전경. /사진 제공=부영 ⓒ 제주의소리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주 부영호텔이 마침내 문을 연다. 이 지역이 최초로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된지 6년만에, 공사가 재개된지 3년 5개월만이다. 

29일 부영그룹은 ‘제주 부영호텔&리조트’를 30일 오픈한다고 밝혔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차량으로 40분 거리인 서귀포시 중문단지에 들어선 ‘제주 부영호텔&리조트’는 총 대지면적 5만3354㎡(1만6167평)에 지하2층~지상8층, 262실 규모의 호텔과, 지하2층~지상9층, 187실의 리조트로 구성돼 있다.

600석 규모의 연회장을 비롯해 인터내셔널 레스토랑, 실내·외 수영장 3개, 재즈바, 한식당, 카페테리아, 피트니스룸, 보드룸, 테라피센터, 기념품점, 편의점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부영호텔이 문을 열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부영호텔의 예전 이름은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 ‘앵커호텔’. 마이스 인프라인 컨벤션센터를 활성화하기 위한 용도가 주였다. 당연히 애초 건립 주체는 사실상 제주도였다.  

2009년 7월 1일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됐으나 시행사인 JID의 자금악화와 시공사인 금호산업의 워크아웃 등으로 5개월 뒤 공사가 중단됐다. 장기간 방치 끝에 이듬해 10월 24일 부영이 앵커호텔과 부지 내 리조트 레지던스 소유권 취득으로 관광사업자 지위를 승계했고, 2012년 2월 공사를 재개했다. 같은 해 8월 앵커호텔이 '부영호텔'로, 12월 리조트도 '부영리조트'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후에도 부영호텔을 둘러싼 잡음은 이어졌다. 

그중 하나는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철거 논란.

부지 내에 들어선 멕시코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1931~2011)의 유작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더 갤러리)를 철거하기로 하면서 반발 여론이 높아졌다. ‘더 갤러리’는 호텔을 짓기에 앞서 앵커호텔 홍보관 겸 모델하우스로 2009년 3월에 지어졌다.

2011년 레고레타가 세상을 뜨면서 이 건물은 아시아에선 유일하게 내부를 관람할 수 있는 곳이 됐다. 건축학계에서는 그 가치를 조명하며 철거 반대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문제는 부영이 '더 갤러리' 건물을 인수대상에서 제외한데서 비롯됐다. 애초 시행사였던 제이아이디(JID)는 더 갤러리를 임시건물 상태로 2년마다 사용승인을 연장해왔다. 부영은 서귀포시를 통해 JID 측에 철거 의사를 밝혔다.

당시 JID는 "부영 측이 당연히 더 갤러리도 인수할 것으로 알고 사용승인을 갱신하지 않았다"며 하소연했으나 부영은 철거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부영이 앵커호텔 해안 조망 등의 이유로 철거를 원했고, 이 상황에서 영구건축물로 양성화할 경우 서귀포시도 각종 송사에 휘말릴 수 있다며 철거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시민사회와 문화계는 물론 멕시코 대사관과 도의회에서도 철거를 강력히 만류했으나 이를 막을 수는 없었다. 법원에서도 이와 관련된 두 차례의 본안 소송과 가처분 소송에서 모두 서귀포시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2013년 3월 6일 더 갤러리에 대한 행정대집행이 시작됐고, 건물은 금세 무너졌다. 이후에도 부영과 제주도는 학계와 문화계의 끊임없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다음엔 ‘지하도’ 논란이 불거졌다.

지하도 건설은 2003년 한국관광공사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155억원 상당의 호텔 부지를 현물로 출자하면서 체결한 계약사항이다. 제주컨벤션센터는 2011년 12월 부영주택이 아시아신탁으로부터 앵커호텔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컨벤션센터와 앵커호텔을 잇는 지하도(프리미엄급 지하상가용)를 건설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부영은 2012년에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받으면서 지하도를 만들어 상업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한 번 더 명시했다. 부영은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받으며 375억원대의 조세감면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부영은 2014년 6월, 지하도 건설 없이 부영호텔 공사를 마무리하고 제주도에 준공계를 제출했다. 제주도는 지하도 건설 등을 보완해야 준공검사가 가능하다고 통보했고, 부영에 대한 비판 여론이 다시 한 번 들끓었다.

결국 부영은 한 달 만에 입장을 바꿔 7월 18일 한국관광공사, 제주국제컨벤션센터와 지하도 공사이행보증금 30억원을 예치키로 합의했고 같은 달 21일, 제주도는 부영호텔에 대해 사용승인(준공허가)을 내줬다.

그리고 1년이 지난 2015년 7월 30일에서야 부영호텔은 문을 열게 됐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제주 부영호텔&리조트는 비즈니스와 휴식을 동시에 겨냥한 복합리조트로 제주에 위치한 호텔 중 바다경관이 가장 뛰어나고 제주국제컨벤션센터와 인접해 있어 국내외 관광객은 물론 국제컨벤션센터(ICC)를 이용하는 비즈니스맨들에게 편리하고 안락한 휴식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30일 영업을 개시해 고객의 반응과 여론수렴 등 서비스 운영체제를 갖추기 위한 준비 기간을 거쳐 10월 중 그랜드 오픈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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