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입지 만큼은 전문가가..." vs "말 한마디 없이 받아들이라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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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가 5일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정책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백년대계라고 할 수 있는 제주공항 인프라확충 최적지 결정에 도민의견은 배제될 전망이다. 

제주도가 공항의 문제는 기술적·경제적으로 최적지를 정해야 한다는 것을 기본방침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항인프라 확충과 관련해 도민의견을 배제할 경우 자칫 심각한 갈등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제주도는 5일 오후 4시 도청 별관 4층 청정마루에서 제주공항 인프라확충 정책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국토교통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제주공항인프라 사전타당성 조사 검토용역' 결과에 따라 예상되는 도민 갈등에 대비,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에 따른 이후 갈등관리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회 순으로 열렸다.

먼저 조성배 공생기반연구소 소장이 제주도에서 발생한 갈등의 배경 및 원인, 주요 공공갈등 사례, 기존 공항건설 갈등 사례와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추진에 따른 갈등관리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공항인프라 확충 정책자문위원과 범도민추진협의회 위원들이 토론을 벌였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국토부 결정이 늦어지면 갈등이 발생할 것"이라며 "갈등을 해당 주민들간 문제로 바라보면 안된다. 강정도 주민과 국가기관과의 문제로 보는데 갈등을 좁게 해석하면 이전까지 해왔던 갈등이 반복된다"고 우려했다. 

김남근 교통제도개선추진단장은 "지난해 12월 국토부 용역 착수 이후 도민 설명회를 64차례 개최했다"며 "도민들은 기존공항을 확장하는 안과 제2공항을 건설해야 하는 안 중에서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공항의 문제는 기술적, 경제적으로 최적지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 도정 기본 방침"이라며 "전문가가 최적지를 정하는 것이 도의 입장"이라고 공항 후보지 만큼은 전문가의 영역이지 도민의견을 감안해야할 사안이 아님을 시사했다.  

현종철 위원은 "국가 사업을 신뢰하지 않고, 공항 결정에서부터 갈등이 시작되고 있다"며 "국가사업에 대한 신뢰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11월까지 토론회나 설명회를 통해 행정이 최적의 상태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연구 결과를 공개해 도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위원은 "소음피해 지역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게 독려해야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다"며 "기존 공항에 대한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는가에 따라 공항인프라 확충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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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가 5일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정책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김태석 도의원은 "시간이 없으니 '이것 밖에 할 수 없다'는 태도는 안된다. 공공정책의 최고 갈등원인은 신뢰"라며 "용역과정을 비공개로 하다가 11월 돼서 공개하면 누가 신뢰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제주도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을 용역팀이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도민의 요구를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정책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도민 의사인데 국토부 결과만 따르라고 하면 안된다"며 "제주도가 갈등을 일으켜 놓고 갈등관리 방안을 찾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대해 김남근 단장은 "공항인프라 확충 최적지 결정은 기술적으로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공항 건설로)마을 3~4개가 한번에 소멸될 수 있는데 이해당사자들 말한마디 없이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이냐"며 "1970년대 중문관광단지에서 쫓겨난 주민들과 무슨 차이냐"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용역과정에 도민들이 참여하고, 정책결정 요소에 도민의사가 중요하다면 도민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며 "공공정책은 정의로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 단장은 "입지 만큼은 도민 의사를 반영하기 어렵다"며 "입지 선정은 조사한 것이 있고, 환경적인 고려와 도시계획지역을 배제하고 결정한다"고 말했다.

양한모 위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갈등이 없어야 한다. 수십차례 주민설명회를 했지만 참석자는 일부"라며 "어느 안이 좋다가 아니라 현 공항 상태가 심각하고 미래 발전을 위해 공항의 필요성을 알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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