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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카지노 상대 손해배상소송 ‘완승’...제주 카지노업계 신뢰도 ‘타격’

지난해 사기도박 논란의 중심에 선 제주도내 모 카지노 업체가 형사사건은 물론 민사소송에서도 완패하면서 도내 카지노 업계의 신뢰도에 타격이 우려된다.

제주지방법원 제2민사부(유석동 부장판사)는 중국인 관광객 려모(50)씨 등 2명이 H호텔 카지노 전 운영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11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려씨 등 일행 4명은 2014년 5월11일 서귀포시 중문동 H호텔 카지노에서 ‘바카라’ 게임으로 1시간여 만에 11억원을 따내며 당시 카지노 업체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돈을 계속 잃자 카지노측은 딜러를 4번이나 바꾸며 만회를 노렸지만 돈을 회수하지 못했다. 

게임이 끝난 후 중국인들은 카지노측에 게임에서 딴 돈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업체는 지급을 거절했다. 려씨 등이 카지노 직원 한모(44)씨와 짜고 사기도박을 벌였다는 이유에서다.

내부 규정상 카지노 영업부 직원은 객장 손님과 연락을 취할 수 없다. 카지노측은 한씨가 11억원을 딴 려씨와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점을 들어 사기도박을 의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려씨는 게임이 이뤄지는 도중 한씨를 만났고 게임이 이뤄지기 전인 4월말에도 수차례 전화를 주고 받았다. 려씨는 중국 현지에서 카지노 고객을 모집하는 에이전트 중 한명이었다.

결국 경찰 조사가 이뤄졌고 한씨는 경찰 최초 진술에서 사기도박을 자백했으나 이후 카지노측이 허위진술을 요구했다며 진술을 뒤집었다.

경찰은 카지노측이 중국인들의 사기도박을 증명할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사기도박 협력자로 지목된 직원이 진술을 번복함에 따라 사기도박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최초 진술서를 한씨가 아닌 직장 상사가 작성했고, 게임 당시 사용하는 카드를  카지노 업체 간부가 직접 가져와 무작위로 선택했다는 이유에서다.

결정적으로 카지노측은 려씨가 게임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을 썼다는 의혹을 제기할 뿐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중국인 4명은 경찰 수사로 사기도박 혐의를 벗었지만 카지노 업체에서 11억원을 지급하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수사과정에서 해당 카지노 영업권자가 바뀌면서 책임 논란까지 빚어졌다.

재판부는 “려씨가 한씨와 사전에 연락을 취했지만 사기도박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피고는 원고들이 얻은 수익에 대해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도내 카지노 업체가 멀쩡한 중국인 손님을 사기범으로 내몰아 경찰 수사까지 받도록 한 상황이 되면서 도내 카지노 업계에 대한 믿음에도 금이 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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