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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대학생이 세우는 평화비 건립 추진위원회’가 9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의 소녀상(평화비) 건립을 위한 지역사회의 관심울 요청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 4개 대학 학생들 모금활동 돌입...제주도, 외교문제 등 내세워 ‘난색’

제주지역 청년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기리기 위한 평화의 소녀상(평화비) 건립에 나섰지만 제주도가 외교 문제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면서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제주 대학생이 세우는 평화비 건립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9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비 건립을 위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기자회견에는 추진위에 참여한 제주대와 제주국제대, 제주한라대, 제주관광대 등 4대 대학 총학생회장과 제주대 총여학생회장, 각 대학 대의원회와 단과대 대표 학생들이 참석했다.

평화의 소녀상은 1937년부터 1945년 광복 전까지 일본의 성노예집단인 정신대에 끌려가 피해를 본 할머니들을 기리고 생존자 할머니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기 위한 조형물이다.

국내 첫 평화비는 2011년 12월4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졌다. 과거 정신대에 끌려갈 당시 10대 소녀의 모습을 형상화했고 바로 옆에는 빈 의자가 위치해 있다.

이후 거제와 대전과 울산, 강릉, 군산, 전주, 광주, 남해, 원주, 대구, 청주, 세종시에 평화비가 연이어 세워졌다. 서산과 부산, 미국 일리노이주, 캐나다에서도 건립이 추진중이다.

2014년 12월에는 대학교 중 처음으로 이화여대가 대현문화공원에 평화비를 건립했다. 제주에서도 도내 모든 대학교 총학생회가 참여하는 추진위가 구성돼 평화비 건립을 준비중이다.  

추진위는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올해 3월 ‘평화나비콘서트 in 제주’를 열어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평화비 건립을 위한 성금 모금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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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비가 세워질 장소는 제주시 노형오거리 주제주 일본국 총영사관 앞 광장이다. 추진위는 9월 제주도에 부지 사용허가를 요청했지만 외교문제 등으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위는 이미 평화비 제작을 의뢰했고 총 3300만원의 건립비용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까지 모금활동을 통해 860만원을 확보했고 2500만원의 예산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학생들은 “평화의 섬이자 4.3의 비극적 역사가 공존하는 제주에 세워질 소녀상은 그 어떤 평화비보다 큰 힘을 가질 것”이라며 “피해 할머니들을 기억하기 위해 헌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건립부지에 대한 사용허가를 요청했지만 제주도는 광장의 훼손과 외교문제로 비화, 주변지인의 30~40%가 반대한다는 이유 등을 들어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소녀상이 차지하는 공간은 1평 남짓으로 광장을 훼손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다른 후보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1순위는 여전히 일본국 총영사관 앞 광장”이라고 강조했다.

추진위는 평화비 건립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시민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이 문서를 제주도에 제출하기로 했다.

후원비 마련을 위해 연말까지 모금활동을 이어가고 평화비 주변에 후원자 이름을 새기기로 했다. 인원이 많을 경우 책자로 발행해 기록으로 남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제작중인 소녀상은 김서경, 김운성 작가가 맡고 있다. 넓이 180cm, 높이 123cm로 소녀상 옆에는 빈 의자가 마련된다. 그림자는 현무암으로 모자이크해 제주의 특성을 살리기로 했다.

좌대의 동백꽃은 제주4.3속의 동백을 빚대 억울한 죽음을 상징하고 의자 위에 물허벅은 제주해녀의 애환을 담아낸다. 물허벅은 헌화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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