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경119센터 김영구 소방위

선선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 생명이 시작되는 봄이 왔다. 제주의 봄은 싱그러운 야생화와 철쭉이 제각각 자신의 멋스러움을 한껏 자랑하는 시기라 산행을 즐기려는 사람이 많을 거라 예상된다. 특히 제주는 360여개의 오름이 분포해 있어 취향과 신체 조건별로 산행코스를 고르는 재미까지 있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들뜬 기분만으로 산행했다가는 자칫 낭패를 당할 수 있다. 봄철 산행을 하기 전에 어떻게 준비를 하고 시작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우리나라는 춘분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가 여름으로 갈수록 해가 점점 길어지기 시작해 4월말부터 약 오후 7시 전후로 해가 지기 시작한다. 봄철은 한낮에는 따스하던 공기가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차가와져서  온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산에서는 이런 온도 변화가 더욱 민감하기 때문에 여름 기준으로 산행계획을 세우는 것은 금물이다. 때문에 산행을 일찍 시작해서 오후 5시 이전에는 하산을 끝내야 한다.

해가 진 후에도 계속 산행을 해야 한다면 간식과 고열량의 비상식품과 뜨거운 물, 음료를 준비한다. 하산을 못할 경우를 대비해 헤드랜턴과 예비전구, 전지를 준비해야 한다. 또한 건강한 산행을 위해서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할 것은 배낭과 등산화다. 배낭의 무게는 허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신 몸무게의 10%가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배낭을 고를 때는 등에 완전히 밀착할 수 있도록 허리벨트가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등산화는 너무 크거나 작지 않는 것을 고른다. 발목이 뒤틀리거나 아킬레스건의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 발목까지 올라오는 등산화를 신는다. 끈을 단단히 묶는 것도 중요하다.

소방위 김영구.jpg
▲ 한경119센터 김영구 소방위.
산은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가 더욱 위험하다. 하산할 때 발목과 무릎에 전해지는 압력은 체중의 3배가 되기 때문에 넘어질 위험이 크고 심하면 무릎 내 연골손상이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무릎을 약간 굽히고 좁은 보폭을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등산화 바닥 전체로 지면을 밟고 천천히 내려가야 한다. 때문에 하산 시 뛰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올봄 한라산 철쭉은 5월말경 절정에 이른다고 한다. 올바른  준비로 즐겁고 안전한 산행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한경119센터 김영구 소방위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