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부산유치 격론…네티즌들 압도적인 지지로 ‘제주유치' 찬성

한국의 대표적 정치평론 인터넷 사이트인 ‘서프라이즈(www.seoprise.com)’에서 APEC 정상회의를 제주에서 개최하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이 급속도로 번져나가고 있다.

서프라이즈 홈페이지 ‘노짱 토론방’에는 19일 한 네티즌이 “APEC 부산유치위원회가 부산개최를 강력히 희망한다”는 내용이 실린 연합뉴스를 펌글 형식으로 올리면서 APEC 정상회의는 제주에서 개최돼야 한다는 반론의 글이 백여 건씩 이어지고, 댓 글 만도 수백건 이상 올라오는 등 서프라이즈를 찾는 상당수 네티즌들이 제주유치를 지지하고 있다.

상당수 네티즌들은 4.15총선에서 부산시민들이 열린우리당 후보 중 한 명만 빼 놓고는 전원 낙선시키고, 한나라당 후보들을 당선시켜 또다시 ‘지역주의 선거’를 조장한데 따른 비난으로 제주가 APEC 개최지로 결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가 하면, 또 다른 네티즌들은 객관적인 조건에서 제주를 찬성하는 등 전국의 개혁적인 네티즌들이 APEC 제주유치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염두에 둬서라도 제주도 개최가 적합

등록인을 ‘담’이라고 밝힌 이는 "APEC이 내년 9월에 개최된다면 희망적으로 볼 때 남-북관계, 북-미관계가 진전이 있어 잘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옵저버나 아예 정식멤버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제한 후 “이 경우 APEC은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북일정상회담으로 될 가능성이 많다”며 “서울과 부산은 경호문제 때문에 적합하지 않으며, 북측에서도 상당히 꺼릴 것이기 때문에 제주도가 적지”라며 나름대로 논리를 펴며 제주를 지지했다.

등록인(ID)가 ‘수학노빠’란 네티즌은 ‘부산유치는 말이 안된다’는 제목을 통해 “APEC은 무엇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주인의 위치에서 세계 각국 정상 귀빈들을 모시고 대회를 열면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행사가 아닌가"라고 반문하고는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지역에 APEC 정상회담이라니 말도 안된다. APEC은 제주도가 정석인 듯 하다”고 말했다.

‘형주아빠’란 네티즌은 “부산시장 대행이 왜 청와대, 유치선정위원장 등을 만나는지…결정 하루 앞두고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이네요. 자신이 없는가 봐요”라며 APEC은 제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꿈이텃밭’씨는 “정당도 하나의 이익단체로 자기 정당을 지지해 준 지역민의 이익을 대변해 줘야 하는 단체”라고 정의를 내린 후 “이렇게 생각해보면 열린우리당은 부산보다는 당연히 제주도 유치를 지원해 줘야 하며, 이게 바로 정치력”이라면서 “열린우리당은 제주민들을 위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할 의무가 있으며, 부산사람들은 이 같은 불만을 열린우리당이 아니라 한나라당에 보이는 게 당연하다”며 정치적 논쟁을 정면돌파하는 글을 남겼다.

또 ‘뒷짐’ 이라는 네티진은 APEC을 자신의 지역에 유치돼야 한다는 우근민 지사의 기자회견 내용과 부산유치위 성명을 실은 후 “국가의 균형발전을 이야기 하면서 부산에 유치하겠다는 논리는 잘못된 것으로 아마추어적이고 포퓰리즘적 태도”라고 지적했다.

정치적 고려 없다면 ‘제주’…"부산에 특혜를 주지 말라. 수치스럽다”

정치적 고려 없이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APEC는 정치적 배려 없이 원리 원칙대로’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초월’씨는 “노무현 대통령은 원칙론자에 가깝다. 빽이 통하지 않는 사회, 공정한 사회로 나가고자 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원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원리원칙대로 가면된다. 제주도가 더 적합한데 정치적 논리로 부산으로 개최한다면 그 동안의 공정한 원리원칙은 깨진다. 전문가 평가단의 공정한 평가대로 그대로 밀고 나가야 할 것이다”라면서 제주에 힘을 실어줬다.

자신을 부산사람이라고 밝힌 ‘우렁이’ 네티즌은 “정치적 고려는 하지 말기 바란다. 공정하게 평가하여 정해야 한다. 게다가 장기적으로 국익을 위해 결정하라. 부산에 특혜를 주는 정치적인 고려는 하지말라. 수치스럽다”면서 APEC 결정에 정치적 논리 개입을 경계하기도 했다.

서프라이즈에 APEC과 관련한 글들이 수십 차례 이어지자 ‘남자의 향기’란 네티즌은 ‘소프라이즈 여론조사’결과라면서 개최지 적합장소로 부산 1~3%, 제주 90%로 결정됐다고 밝히면서 “서프여론은 ‘제주’입니다. 축하합니다. 잘 치르세요”라며 격려를 해주기도 했다.

"국토 균형발전차원에서 부산이 적합" 반론도 제기돼

반면 자신을 ‘소부’라고 밝힌 네티즌은 “한국의 21세기를 보여주는 데는 부산이 가장 적합하다”며 부산 유치론을 펼치기도 했다.

또 ‘부산에서’라는 글쓴이는 “국토의 균형적 발전과 국민 개개인에 더욱 많은 혜택을 가게 하기 위해서는 부산에 유치하는 게 타당하다”며 “제주도는 만일에 매미 같은 태풍이나 날씨가 안 좋으면 정말 힘든 반면, 부산은 고속철도가 있어 바로 올 수 있다”며 부산유치를 지지했다.

‘국민참여’란 네티즌은 “부산 제주 어느 한 쪽이 결정 나면 부산사람, 제주도 사람들 쉽게 납득하지 않을 수 있으며, 선정위가 아무리 올바르게 결론을 내리더라도 부산 제주도 사람들은 결국 정치적으로 해석할 것이며, 특히 조·중·동과 한나라당이 이걸 얼마든지 정치 쟁점화 시키고 지역감정 부추기기를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면서 제주와 부산 공동개최를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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