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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성매매 알선책 검거로 본 카지노 모객 실태...제도개선, 알맹이 빠질 우려 

“카지노 게임칩 30만장(5300만원)~50만장(8900만원) 교환시 삼류 여배우 또는 모델과 2박3일간 제주에서 생활할 수 있습니다”

제주에 중국인 카지노 관광객이 몰려들기 시작한 최근 2~3년사이 중국 인터넷 포털사이트 바이두와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QQ에 올라온 광고 문구다.

최근 경찰에 구속된 송모(38)씨 등 2명은 서울에 여행사를 차리고, 카지노 고객 모집을 위한 텔레마케터를 활용해 중국인 관광객들을 끌어 모았다.

이들은 광고를 통해 모집한 중국인 관광객들을 제주지역 카지노 게임에 참여하게 한 후 칩 교환 비용의 70%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았다. 나머지 30%는 카지노업체가 챙겼다.

게임과 별도로 성접대도 있었다. 이들은 칩을 교환한 중국인 관광객들을 도내 이미지클럽 업주 등에 의뢰해 성매매를 알선하기도 했다. 비용은 자신들이 부담했다.

경찰은 이들이 2013년 5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제주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횟수만 최소 230여 차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알선책들이 성매매를 조건으로 중국인 카지노 관광객을 모객하는 행위가 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단속할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관리감독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통상 도내 카지노는 대부분 영세해 카지노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때 등장하는 이들이 알선책으로 불리는 카지노전문모집인들이다.

최근 구속된 업자들도 카지노 전문 여행사를 차리고 제주에서 카지노업체에 중국인 관광객을 공급하는 에이전트 역할을 했다.

제주도는 카지노전문모집인과 관련한 각종 위법사항이 발생하자 제주특별법 제244조에 ‘카지노종사원과 전문모집인 등록제’를 명문화하는 제도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음지에 있는 알선책들을 양지로 끌어올려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제도개선이 현실화 되면 전문모집인은 제주도에 등록하고 카지노업체에서는 이들과 투명하게 거래를 해야 한다.

관리감독은 지난 4월 발족한 제주도 카지노업감독위원회가 맡는다.

카지노 감독위의 역할은 업체 지도·감독과 불법 카지노업 근절을 위한 조사·연구·평가 등이다. 카지노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종합계획 수립과 지역사회 기여 방안도 제시한다.

주요 정책에 대해 외부의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 위법행위 업체에는 허가 취소나 영업정지 명령, 시설운영 개선 명령 등도 심의하게 된다.

반면 최근 발생한 성매매 알선책 등을 적발할 사법기능은 없다. 카지노 조사의 핵심인 세무 관련 조사 권한도 사실상 빠져있다.

카지노를 건전한 관광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제주카지노업종합계획수립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단속과 조사권한이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제주도 관계자는 “무등록 여행업자는 처벌이 가능하지만 일반 알선책들을 단속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전문모집인 등록제를 특별법에 반영해 제도를 점차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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