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륭 한림대 교수 4.3평화포럼 특별강연 "과거 슬픔 이겨내고 더 큰 가치 향해 나아가길" 

2년후면 70주년을 맞는 제주4.3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제주4.3이 보다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진실규명 위에 정립된 ‘정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4.3평화재단, 연세대 인간평화와 치유연구센터,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가 주최한 ‘제6회 제주4.3평화포럼’이 20일 개막했다. 22일까지 제주칼호텔, 제주4.3평화교육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포럼은 ‘진실·화해·상생: 제주4․3모델의 세계화·보편화를 위하여’(Overcoming the Past: Truth, Healing and Reconciliation–Jeju and the World in Comparison)를 주제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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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6회 제주4.3평화포럼 개막식이 열린 제주칼호텔 대강당. 4.3평화포럼은 22일까지 계속된다. ⓒ제주의소리

개막식 특별강연자로 나선 성경륭 교수(한림대)는 ‘제주4.3의 새로운 미래: 슬픔이 기쁨이 되는 시대를 향하여'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제주4.3이 더 높은 단계의 평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더 많은 진실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성 교수는 4.3을 겪은 제주를 “진실과 사랑의 관점에서 자신의 아픈 과거를 치유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노력을 성공적으로 해나가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제주 4.3에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다. 무엇보다도 더 많은 진실의 규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최대 3만명으로 추정되는 희생자에 대한 추가 진상규명 ▲고문과 연좌제로 인한 피해의 규명 ▲마을 파괴에 대한 진상 규명 ▲미군정의 관여 정도에 관한 사실 확인과 책임 판단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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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막식 특별강연자인 성경륭 한림대 교수.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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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교수는 제주4.3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보다 많은 진실 규명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성 교수는 “이런 작업에 기초해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배·보상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돼야 하고 역사 기록과 후세 교육 문제에 대해서도 진실에 입각해 모든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올바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평화가 지속가능한 평화가 되고, 공생의 기반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죄 없이 희생된 자와 억울하게 누명을 쓴 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정의로운 평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 교수는 제주4.3이 가질 수 있는 미래 구상을 ▲동아시아 인권·평화공동체의 추구 ▲국민통합과 한반도평화의 증진 ▲생명을 살리는 미래 신문명 건설로 제안했다. 그는 “제주4.3과 제주인들이 과거의 슬픔을 잊지 않되, 그것을 이겨내고 더 크고 고귀한 가치와 과제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길 기원한다. 그렇게 슬픔과 고통의 응어리를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내는 동력으로 삼아 한국을 구하고 세계를 구하는 대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달라”고 당부했다.

성 교수는 제16대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원회 위원을 맡았으며,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2007년 9월~2008년 2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한림대 사회과학연구원장을 역임했다.

21일에는 오전 9시 제주칼호텔에서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학교 석좌교수의 주제발표를 비롯해 세션 별 발표가 이어지며, 22일에는 장소를 4.3평화교육센터로 옮겨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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