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준식 제주대 사회학과 4학년

제주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육지와는 확연히 다른, 깨끗하고 때 묻지 않은 향토적인 고장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0년부터 사시사철 1500만 관광객과 이주민의 유입으로 제주는 어느새 꺼멓게 물들어 대중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급증하는 관광객으로 제주도는 경제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고 하지만,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입도 관광객에 준하는 대안과 대비책이 없었던 것이다. 

쓰레기 증가에 따른 클린하우스 문제, 차량 증가에 따른 차고지증명제 실시 등 주민과 행정의 합의보다도 정책에 대한 압박과 강행, 주민과 행정 간의 갈등을 불러일으켜 불신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모든 사회문제들이 도민에게 그대로 책임전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쓰레기 문제로 하루에도 끊임없이 밀려들어오는 민원에 행정공무원은 온종일 전화를 붙들어 살고 있을 정도인데도 제주시장은 요일별 배출로 쓰레기가 감소했다는 수치에 의미를 두고 변함없이 강행하겠다고 한다. 쓰레기가 과연 감소했을까? 주민들의 집에 방치되어 있기 때문에 쓰레기 수치가 감소한 건 아닐까? 

한 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월 KBS의 열린음악회에 ‘쓰레기 감량화 캠페인’의 명목으로 제주시가 7억 여 원을 투자하였다고 한다. 대중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공연과 퍼포먼스로 쓰레기를 줄이자는 취지라 한들, 현재 클린하우스의 최적의 상태유지, 클린하우스 용기, 비가림막의 보수와 위생과 청결, 분리수거 방법의 교육과 홍보가 우선되어져야 함에도 거금을 들여 여러 가수들을 초빙하여 이와 같은 캠페인이 강행됐다.

 이뿐이겠는가. 얼마 전 제주도는 크루즈 관광객의 쓰레기를 3년간 180억 여 원을 들여 처리했다. 급증하는 인구와 관광객에 대비하여 대비책과 대안이 결여된 가운데 크루즈 선박내의 쓰레기 처리에는 거대한 재정을 투입했다는 것, 이로써 호화로운 크루즈에 우리의 세금이 낭비됐다.

제주도는 지난 2005년 전국 최초로 클린하우스를 설치, 운영하기 시작했다. 선진적인 쓰레기 수거시스템이라며 도입했을 때만 하더라도 도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더욱이 다른 지자체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질 정도로 수범 사례로 꼽히는 벤치마킹 대상이었으나 지금과 같은 문제들을 초래하게 됐다. 이에 따른 책임은 행정에 있다고 생각하고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 번째, 클린하우스의 분리수거 방법에 대한 커다란 현수막홍보 보다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제주도내 초등학생과 중학생 중에서 제대로 분리수거 하는 방법을 아는 학생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교과서에서 배우지 않아도 도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이나 교육이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음에도 클린하우스 앞의 현수막들, 집집마다 배달된 컬러로 인쇄된 복사본, 2000여개의 클린하우스 앞에서 지켜서는 단속반은 오히려 갈등을 초래하고, 이러한 갈등은 결국 클린하우스 분리수거에 대한 주민 홍보와 교육이 부족함에 틀림없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두 번째, 분리수거를 하는데 앞서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주민에 대한 압박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상품 포장지를 최소화하고 구매자는 상품을 쉽게 분리수거 할 수 있도록 상품이 생산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행정의 협력이 필요한데, 소도시인 제주시가 기업에 건의하였다고 해서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클린하우스에 커다란 현수막을 붙이고, 단속반을 배치할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에 있어서 무엇이 현실적이고, 적합한 것인지 행정과 도민의 합의와 소통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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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준식 제주대 사회학과 4학년.
이와 같이 제주도에 현안으로 떠오른 문제들을 비추어 보았을 때 행정과 도민의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다. 낭비 없는 세금예산편성은 물론이고 입도 관광객과  관광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두는 것 보다 현재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는 도민들을 위해, 다시 신뢰할 수 있는 행정과 도민과의 관계 구축을 위해, 현실적인 대안들을 강구해야 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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