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루 의혹 현직 경찰관 조사중, 동료 여직원 성추행 의혹 간부는 ‘강등’...공직기강 실종 

음주운전, 뺑소니, 성추행에 이어 현직 제주 경찰관이 불법게임장 운영에 관여한 의혹으로 경찰 조사까지 받는 일이 벌어지면서 제주경찰의 공직기강 해이가 극에 달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최근 서부경찰서 소속 박모(37) 경사를 불러 불법게임장 업주와의 관계와 직무 연관성 등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경찰은 단속과정에서 박 경사가 불법게임장 운영에 연루된 의혹을 잡고 청문감사실을 통해 직무고발했다. 박 경사는 관련 의혹을 적극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경찰서는 지난 2월22일자로 박 경사를 관할 지구대로 발령하고 일주일여만에 다시 대기발령 조치했다. 

현직 제주 경찰관들의 비위는 지난해 연말 성추행으로 동부경찰서 소속 간부(경정)가 해임된 이후 올해 초부터 다시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입건된 경찰관만 3명이다. 

서귀포경찰서는 3월25일 오전 2시20분쯤 서귀포시 안덕면 한 도로에서 뺑소니로 목숨을 잃은 몽골인 여성 A(33)씨의 교통사망사고 교사 혐의로 이모(43) 경위를 입건했다.

사고 당시 가해차량 조수석에 있던 이 경위는 운전자 송모(42.여)씨가 차량으로 무엇인가 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냥 가라”고 말해 현장을 벗어나도록 한 의혹을 받고 있다.

당초 경찰조사에서 이 경위는 “사고 당시 잠을 자느라 무엇을 친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지만, 이후 “차량에 친 물체가 사람인지 여부는 몰랐다”고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3월15일 0시20분쯤 제주시 일도2동 도로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 한 제주동부경찰서 소속 이모(39) 경사에 대해서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조사중이다.

적발 당시 이 경사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3%의 면허정지 수치였다. 밤사이 동창들과 술을 마신 이 경사는 자신의 차를 타고 이동하다 동료 경찰관들의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제주경찰이 교통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음주단속을 강화하던 시점이었다. 더욱이 이 경사는 음주와 교통사고 등을 조사하는 교통담당 경찰관이었다.

이 경사는 지난 31일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정직 3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현직 경찰관이 동료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이유로 중징계를 받은 사례도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이날 징계위원회에서 문모(53) 경감에 대해 강등 처분을 내리고, 오모(52) 경위에 대해서는 감봉 1월의 처분을 결정했다.

최근 여경 1명이 지난해 여름 회식자리에서 부서 책임자인 문 경감이 자신의 몸을 쓰다듬는 등 성추행했다며 3월 중순 경찰 내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오 경위도 이 여성이 제기한 성추행 민원에 연루돼 징계 대상에 올랐다. 반면 해당 경찰관들은 성추행 의혹을 강력히 부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연초부터 경찰관들이 불미스러운 사건 등에 연루되면서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조직 분위기 쇄신으로 무너진 신뢰를 회복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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