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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4층서 50분간 경찰‧소방과 대치중 1층으로 추락...소방 “에어매트 설치하던 중이었다”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발생한 50대 남성 추락 사고와 관련해 현장에 경찰과 소방 인력 10여명이 있었지만 사고를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54분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건물 4층에 남성이 추락할 위험이 있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신고 직후 인근에 있던 순찰차 1대가 6분만인 오후 2시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소방에서는 대정119센터 펌프차가 오후 2시12분 현장을 찾았다.

오후 2시18분에는 에어매트를 보유한 제주시 한림읍 서부소방서 구조대가 현장으로 향했다. 27km를 내달린 구조대는 오후 2시42분  현장에 도착했다.

그 사이 4층 건물 옥상에 있던 김모(53)씨는 바로 옆 옥상이 없는 4층 빌라 지붕 위로 뛰어 내렸다. 두 건물 사이는 채 1m도 되지 않는 거리였다.

순찰차 2대와 소방차 3대가 연이어 현장에 배치되면서 출동 인력은 10여명으로 늘었다. 경찰과 소방대원은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김씨와 대화를 시도했다.

양측 대치는 50분간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2시46분쯤 1층으로 추락했다. 김씨는 대기중이던 119구급대에 의해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후 3시54분쯤 숨졌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최초 경찰이 도착하고 이후 소방차 등 차량 5대가 도착했지만 현장에 에어매트조차 설치되지 않았다”며 “초동 대처가 너무 미흡해 보였다”고 지적했다.

소방 관계자는 이와 관련 “119센터에 에어매트가 없어 서부소방서 구조대 차량이 현장으로 향했다”며 “도착 당시 김씨가 건물 4층 지붕에 앉아 있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도착 직후 현장 상황을 먼저 전달 받았다. 김씨가 옥상이 있는 건물로 다시 넘어올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사다리를 4층으로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추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구조대 인원 3명 중 2명은 사다리와 바스켓을 들고 옥상으로 올라가고 있었다”며 “나머지 1명은 1층에서 에어매트를 설치하려던 순간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설득과정에서 김씨가 옥상이 있는 곳으로 다시 넘어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이를 위해 로프 등 안전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순식간에 김씨가 뛰어내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가 건물 옥상에 올라가게 된 이유와 추락 상황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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