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미래의 힘이다. 업무능력(Competence), 성품(Character), 사명감(Commitment) 3C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제주 지역 청년인재 양성 사관학교 HRA(Human Renaissance)가 벌써 운영 10년을 맞았다. 지난 24일 HRA 10기가 수료하고, 11기가 입학했다. 국가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차세대 글로벌리더 육성을 목표로, 특별히 제주와 연고가 없던 각계의 시니어 강사진들이 그동안 제주 청년인재들을 위해 서울, 광주, 중국 베이지 등에서 오간 거리만도 족히 100만km가 넘는다. 추석연휴를 맞아 <제주의소리>가 HRA 10년의 발자취를 3차례에 걸쳐 조명했다. <편집자>

▲ 지난 23일 오후 4시 제주시내 한 카페에서 이수혁(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초대해 열린 '제주 르네상스 북콘서트'. (사)위즈덤시티가 준비한 행사로, 많은 HRA 청년 인재들이 함께하고 있다.

[제주 HRA 아카데미 10년, 다시 10년] (1) 10년의 성과와 과제

지난 23일 제주시 원도심의 한 카페에서 이수혁(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북콘서트가 열렸다. 

현장에는 몇몇 앳되보이는 대학생들이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학생들은 많은 질문을 던졌다. 학생들은 제주 지역 청년 인재 양성 사관학교 HR(Human Renaissance)아카데미(HRA) 수료생과 참가자들이었다. 

다양한 주제에 대한 질문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그들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고, '미래'가 보이기도 했다. 북콘서트는 HRA 수료자들이 중심돼 매달 여는 행사였다. 

10년을 맞은 HRA의 힘이다. 

10년간 인재 사관학교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온 HRA의 모체는 (사)아름다운서당(이사장 서재경)이 서울과 광주 등 지역에서 운영하던 YLA(Yonung Leader's Academy)다.

지난 1998년 은퇴한 대우그룹 전 서재경 부사장이 운영하던 YLA는 ‘시대가 원하는 인재, 내일을 열어갈 리더를 키운다’는 목표로 시작됐다.

서 부사장과 인연이 있던 김수종 전 한국일보 주필은 YLA 취지에 공감했고, 지난 2007년부터 YLA제주와 함께 HRA 운영을 시작했다.

10년 동안 HRA를 거쳐 간 인재는 278명. 매해 20~30명씩 HRA를 거쳐 갔다.

제주 지역 영재 사관학교로서 제주에서 진행되는 HRA수업에 참가할 수 있는 대학생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이미 다른 지역 대학생과 해외 유학생까지 HRA를 경험했다. 

총 52주에 달하는 교육. 매주 토요일 진행되는 수업에서 교실 수업은 40주. 나머지는 겨울캠프와 인턴십 등으로 운영된다. 또 봉사활동 80시간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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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제주대에서 진행된 HRA 10기 수료식 겸 11기 입학식. 사진속 젊은이들이 HRA가 양성한 10기 인재들이다. 싱가포르 유학생 탄자민씨가 10기 수료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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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콘서트에 참가한 위즈덤시티 관계자들과 HRA.
전직 기자와 프로듀서, 공무원, 사업가, 은행원, 아나운서 등 다양한 교수진들의 수업방식은 간단하다. 주어진 3시간 중 수업시간은 30분 정도다. 나머지 시간은 학생끼리 토의와 협업 과제 등으로 운영된다.

교과목은 크게 3가지다. 엄선된 100권에 달하는 동·서양 고전명작 공부와 기업실무, 스피치까지.

HRA 참가 대학생들은 매주 많은 양의 과제를 수행해낸다. 대부분은 조별 과제다. 과제를 수행하는 자체로 협업 능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렇게 10년 동안 HRA 출신 인재들은 공무원과 비영리단체, 금융권, 관광분야, 언론·예술계, 전문직 등 다양한 직종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HRA 출신 인재들의 취업률은 51.4%다. 상당수가 대학생인 8~10기를 제외해 1~7기 취업률은 70%에 달한다.

HRA 취지와 성과에 공감한 많은 지역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을 잇따라 만들어 운영에 돌입하고 있다. 

HRA 10기를 수료한 김명지(26)씨는 “매주 토요일마다 HRA와 함께해왔다. HRA에서 배운 것들을 잊지 않고, 감사하며 살겠다. HRA가 계속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 적은 돈이지만, 후배들이 점심 한 끼 먹을 수 있도록 후원을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김서현(22)씨는 “마냥 어리고 이기적이었던 내가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삶을 배우고 감사하는 법을 알게 됐다. 아직 부족하지만 혼자 잘 사는 삶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행복해질 수 있는 삶을 위해 경험하고, 배우고, 느끼면서 성장해 나가겠다”고 했다.

HRA에 대한 일부 비판도 있다.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이다.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비판이지만, HRA는 모두에게 열려있다. 끼리끼리가 아니라 도전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HRA에서 추구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또 일부 참가자들이 HRA에 집중하기 위해 대학 정규 수업을 등한시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몇몇 HRA참가자들은 중도 포기를 선언한다.

하지만,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대학 정규 수업과 함께 HRA까지 성실히 이행하는 인재들이 대다수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HRA에 대한 ‘색안경 낀 비판’일 수도.

이런 색안경 낀 비판을 이겨내 명실상부 제주 지역 인재 사관학교로 발전하는 것이 앞으로 HRA가 나가야할 10년이 아닐까.

사실상 HRA 10년을 이끌어온 김수종 전 한국일보 주필은 앞으로의 HRA를 ‘학생 자치’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김 주필은 “시대는 변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나보다 전자기기를 잘 다룬다. 변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 학생들이 자치권을 갖고 스스로 인재로 커 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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