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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수의 작품 <뿌리 뽑힘>. 사진=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문화공간 양, 내년 1월까지 제주 조각가 이승수 개인전 <남겨진 오브제> 개최

문화공간 양(관장 김범진)은 10월 21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제주 조각가 이승수의 개인전 <남겨진 오브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승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제주 돌을 재료로 해녀, 물고기 등을 제작하는 기존의 구상 조각을 탈피했다. 대신 버려진 물건을 발굴해 설치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가 새로운 전시를 위해 주목한 주제는 제주시 화북항에 자리 잡았던 삼우조선소다. 삼우조선소는 일제강점기 당시 약 250여명의 제주도민이 강제동원 돼 만들어진 화북조선소가 시초다. 해방 후 삼우개발이 인수해 1945년부터 2014년까지 무려 69년 동안 선박과 보트를 건조하고 수리했던 곳이다. 화북동 어부와 동고동락해 온 삼우조선소는 2014년부터 제주도에서 시행한 ‘화북 해안도로 조성 사업’으로 인해 문을 닫게 됐다.

작가는 삼우조선소가 남긴 침목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그것이 주는 독특한 느낌, 물성에 매료됐다. 이후 지난 조선소의 역사를 알아가면서 다른 물건들도 관심있게 수집했고 이번 전시까지 이어졌다.

전시는 삼우조선소에서 찾아낸 각종 옛 물건을 마치 박물관처럼 정리해 선보인다. 그 옆에는 안전제일 표지판, 측량도구, 불에 탄 의자, 뿌리 뽑힌 나무 등 비교적 최근 것들을 가져다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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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수의 작품 <침목 발굴>. 사진=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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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수의 작품 <남겨진 오브제, 파편들>. 사진=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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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수의 작품 <네 개의 삽 그리고 버려진 의자>. 사진=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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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수의 작품 <안전제일>. 사진=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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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수의 작품 <침목>. 사진=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문화공간 양은 “두 공간은 과거와 현재를 강하게 대비시키면서도 과거와 현재가 연결돼 있음을 말한다. 또한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정형화된 전시형식과 현대미술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설치가 강한 대비를 이룬다”고 소개한다.

조선소에서 나온 측량용 삼각대, 방독면, 경고등이 결합한 작품 <경고>, 뿌리 채 뽑힌 죽은 나무가 무너질 것 같은 지붕을 받치고 있는 작품 <뿌리 뽑힘>은 보는 이에게 강렬한 인상을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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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수의 작품 <뿌리 뽑힘>. 사진=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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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수의 작품 <경고>. 사진=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문화공간 양은 “작가는 편집광적인 태도로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를 한 달 이상 모아 전시장을 가득 채워 제주도의 풍경을 만들었다. 끊임없이 땅을 파고 건물을 짓고 쓰레기가 넘쳐나고 자연이 파괴되고 있는 제주도의 풍경”이라며 “뿌리 채 뽑힌 죽은 나무가 무너질 것 같은 지붕을 받치고 있는 작품 <뿌리 뽑힘>은 제주의 현재를 힘겹게 떠받치고 있는 제주도민”이라고 전시 작품을 해석했다.

이전과 다른 새로운 시도에 작가는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시 공간인 문화화공간 양을 1년 가까이 살펴보면서 어떤 작품을 어떻게 전시할지도 고민했다. 일반적인 눈으로 보면 쓰레기에 불과한 것에 과감히 예술을 주입하고 역사를 끄집어낸 이승수 작가. 제주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젊은 예술가의 인상적인 시도를 직접 확인해보자.

개관 시간은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쉰다.

문의: 문화공간 양
064-755-2018, curator.yang@gmail.com
제주시 거로남6길 13(화북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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