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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권리' 박탈당한 아이들, 제주 동쪽 시골학교를 보라

박성우 기자 pio@jejusori.net 2017년 12월 07일 목요일 14:52   0면
[부모아카데미] 서영표 교수, 종달초 토크콘서트...아이 교육에 '마을공동체 역할' 접목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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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전 10시 제주시 구좌읍 종달초등학교에서 열린 '2017 부모아카데미'.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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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전 10시 제주시 구좌읍 종달초등학교에서 열린 '2017 부모아카데미'.  ⓒ제주의소리

무한 경쟁 시대, 적자생존의 시대에서 우리 아이들은 '놀 권리'를 잃었다. 아니, 부모에 의해 박탈당했다. 놀이를 통해 배워가야 할 사회화 과정, 공감 능력, 능동성은 칼 같이 획일화된 학교 교육이 알려주지 못했다. 

답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여기 전교생 63명인 작은 시골 학교가 있다. 명쾌한 해답이 아닐지라도 의미 있는 울림을 전하는 이 곳. 시내의 여느 학교 주변처럼 번듯한 영어, 수학, 논술 학원은 없지만 또래 아이들이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마을 공동체의 관심과 보호 아래 자연에서 뛰어 놀며 성장하고 있는 이 곳은  제주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종달초등학교다.

제주도교육청(교육감 이석문)이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한 '나침반 교실 : 2017 부모아카데미'가 7일 오전 10시 제주시 구좌읍 종달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열렸다. 김봉현 <제주의소리> 편집부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아카데미에서 서영표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지역 공동체와 교육, 또 놀이와 교육이 사회와 맞닿아 있음을 강조했다.

"아이들이 놀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운을 뗀 서 교수. 그는 "요즘 아이들에게 놀이라는 것이 거의 없어 부모들도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요즘의 놀이라고 하면 프로그램으로 짜여진, 비용을 엄청나게 들여야 가능한 놀이 뿐"이라고 안타까움을 토해냈다.

서 교수는 "과거에는 공동체 안에서 아이들의 사회화 과정이 해결됐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었다"며 "문제가 심각해진 것은 지금의 부모가 과거의 부모들보다 훨씬 현명하다고 스스로 착각하면서 아이의 일생을 자기가 결정하겠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경쟁해야 하고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이 말들은 아이들에게 평균적으로 정해져 있는 길로 가라고 떠미는 것"이라며 "국·영·수 평가에서 밀려나면 '너는 인생이 틀렸다'는 식이고, 12년 동안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스스로도 '여기서 실패하면 내 인생이 끝이라'라고 생각한다. 이건 부모가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부모들이 흔히 떠올리는 '놀이'가 아이들에게 있어서 단순한 '놀이'의 개념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놀이는 흔히들 표현하는 '어드벤처'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 어릴적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폐쇄적이지 않았다. 열린 공간이어서 창문 두드리면서 놀자고 한다. 때로는 싸우기도 하고, 심지어 치고 받기도 한다. 그런 문제가 발생하면 아이들은 '맞으면 아프구나, 때려도 아프겠구나'를 배운다. 싸워도 다음날 다시 놀아야 하니까 슬그머니 사탕을 내밀고, 공감하는 능력을 배운다. 화자가 슬퍼하거나 화가나는 것을 자꾸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요즘엔 부모가 자동차로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준다. 제가 어릴적만 하더라도 가다보면 동네 형도 만나고, 나뭇가지를 꺾어서 풀도 베고, 개구리도 잡았는데, 놀이가 단절된 것이다. 학교에 가서도 학부모들이 교사들을 압박하다보니 다칠까봐 놀지도 못하게 한다. 학교가 끝나면 노란 학원차들이 학교앞에 늘어져 있어 태권도, 피아노, 입시학원을 다닌다"며 현재의 시스템에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묘사했다.

이어 "학원 갔다가 밤 11시쯤 들어오는 아이에게 부모가 물어보는 말이 '공부 잘했니', '성적표 나왔니'다. 나이가 들어가면 엄마 아빠가 싫어지는게 정상이지만, 그렇게 되면 아이는 엄마가 더욱 싫어진다. 요즘 세대는 증오의 단계까지 가고 있다. 엄마가 나를 케어해주고 소통해주는 사람이 아닌 나의 상상의 세계를 억누르는 상징이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서 교수는 "지금의 놀이는 그마저도 프로그램화 돼 있다. 누군가의 감시하에 기획하는 사람이 있고, 어느 단계에서는 어떻게 하도록 하고, 반드시 돈을 지불하게 돼있다"면서 "하지만 놀이는 어드벤처다. 아이들이 감각적으로 자기의 위험이 뭔지를 감지하고, 상황에 대해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아이들은 해석하지 않는다. 해석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됐다. 스마트폰 터치만하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아는 시대에서 인간으로서의 생존 능력은 극히 떨어진다. 사실상 전기가 나가면 전화번호 하나 못 외우는 세대에서 아이들이 무얼 배울지, 시키는 것만 하는 사회가 어떤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현 사회시스템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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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전 10시 제주시 구좌읍 종달초등학교에서 열린 '2017 부모아카데미'에서 서영표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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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전 10시 제주시 구좌읍 종달초등학교에서 열린 '2017 부모아카데미'.  ⓒ제주의소리
이해를 돕기 위해 서 교수는 자신의 자녀의 사례를 직접 꺼냈다. 자신의 딸을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소개한 서 교수는 "고등학교 2학년 올라가자마자 '학교에서 더 이상 얻을 게 없다'고 하기에 수용했다. 오히려 이런 이야기가 나오길 기다리기도 했다"며 "7~8개월쯤은 보고 싶은 영화와 소설을 보고 놀다가 10개월쯤 지나니 고등학교 졸업장은 따야겠다고 해서 이듬해 3월에 검정고시를 통과했다"고 했다.

이어 "부모가 가져야 할 첫 번째 덕목은 인내심인 것 같다. 부모의 입장에서 어느 시점까지 아이가 다다르지 못하면 심각한 문제로 여겼는데, 한 번 발을 떼기 시작하면 몇 발을 내딛는다"며 "지켜봐주는 믿음이 필요하다. 이제는 나처럼 정해진 프로그램을 따르는 것이 아닌 우리 아이가 더 훌륭한 인간이 될 것이라는 신뢰가 생겼다. 현재에 굉장히 만족한다"고 전했다.

이날 한 자리에 모인 종달초 부모들도 서 교수의 생각에 적극 공감했다. 자녀가 적자생존의 경쟁구도에서 피폐해지는 것을 지켜보기 어려워 먼 타향살이를 마다하지 않는 부모들의 사례도 참가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한 참가자는 "그동안 너무 해맑게 놀고있는 딸이 내심 불안하기도 했었는데, 계속 놀게해도 되겠구나 하는 확신과 신뢰가 생겼다"고 소감을 전했고, 서 교수는 "미세한 밀당(밀고 당기기)의 기술이 필요한 것 같다. 완전히 놔버리는 것도 위험하기 때문에 당기는 것을 못 느끼게끔 살짝 당기고, 미는 것을 못 느끼게끔 살짝 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맞장구쳤다.

실제로 종달초는 아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데에 마을 공동체의 역할을 고민하는 교육을 펼치고 있다. 서 교수의 제언처럼 아이들이 교육 속에에 억압시키 보다 잔디를 밟으며 마음껏 뛰놀도록 돕는 분위기를 유도하고 있다. 2015년 자율학교인 다혼디배움학교로 지정된 이래 2014년 52명의 학생 수에서 3년여만에 63명으로 늘었다. 교직원 18명이 근무하고 있어 교직원 1인당 3.5명의 아이들을 돌보는 구조다.

강연장으로 사용된 도서관 공간은 학교가 아닌 지역 학부모들이 손수 만들고 운영하는 공간이다. 아이들은 이 곳에서 책을 읽으며 상상의 날개를 펴고, 직접 책을 만들어보기도 한다. 

학교 운동회나 학예회는 그 자체로 마을잔치다. 아이들을 위해 부모들은 물론 지역 어르신까지 참여해  흥겨운 잔치가 벌어진다.

대구에서 이주를 결정했다는 또 다른 참가자는 "유치원때 창의적인 수업이 많은 곳을 다녀서 초등학교 가는 순간 아이가 적응을 어려워 했다. 선생님의 가르침에 무조건 따라가야 하는 수업을 너무 힘들어 해 이 곳(종달초)을 선택하게 됐다"며 "처음엔 한 달 정도 거주할 생각으로 제주에 내려왔는데 4개월째 살고 있다"고 했다. 

서 교수는 "한국 교육은 갈 때까지 갔다.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교육의 문제에 있어서 당사자는 학생이다. 사교육 시장 교사들과 교육관료들이 행복한 세상이 아닌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모아카데미 모든 강좌는 무료이며, <제주의소리> 홈페이지(www.jejusori.net) 소리TV에서 생중계된다. 소리TV와 제주도교육청 학부모지원센터 홈페이지(hakbumo.jje.go.kr)에서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부모아카데미 일정과 관련 내용은 네이버 밴드 ‘부모아카데미<나침반교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밴드에 강연 후기나 관련 의견을 제시한 부모들에게는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이 주어진다.

참가 신청·문의 = 부모아카데미 사무국 064-711-7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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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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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둥이아빠 2017-12-12 00:43:35    
애가 넷 기사처럼 기르고 싶은데 싶지않네
아니 전혀 못하네 참교육 필요할 때
기사 댓글들 읽다보면 어른들이 화가 넘 많아 보이네요 저 역시 우리 모두가 경쟁만을 강요한 교육의 결과가 아닌지 씁쓸하네요
2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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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양반 2017-12-07 18:54:56    
사진에 보이는 기자 양반,
엉뚱한 짓 말고 올바른 기사 쓰는 훈련부터 허라
기자의 기본 자질이 모자라단 말이네
부끄럽다
22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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