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최강 한파로 제주공항 활주로 폐쇄가 반복되면서 밤사이 3000여명의 관광객들이 제주공항에서 의도치 않은 공항 노숙을 경험했다.
각 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임시편과 잔여좌석을 최대한 활용해 폭설로 갇힌 체류객 7000여명을 12일 중 모두 수송하기로 했다.
공항공사는 이날 새벽부터 제설차량을 대거 투입해 활주로에 쌓인 눈을 제거했다. 활주로는 공항운영시간인 오전 6시 이전에 정상화 됐지만 항공기가 제때 뜨지는 못했다.
당초 제주항공 7C9192편이 오전 6시40분 제주를 출발해 김포로 향하려고 했지만, 기체에 붙은 얼음 제거작업을 진행하면서 출발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
오전 6시59분에는 김포에서 승객 146명을 태운 아시나아항공 8901편이 제주공항에 도착하며 항공기 운항 재개를 알렸다.
폭설로 출발 127편과 도착 121편 등 248편이 결항하고 출발 76편, 도착 64편 등 140편이 지연 운항했다. 18편은 제주상공까지 왔지만 폭설과 강풍으로 회항했다.
공항공사는 체류객들을 실어나르기 위해 11일 김포공항의 운영시간을 오후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3시까지, 김해공항은 오후 11시에서 오후 2시로 각각 연장했다.
공항 운영 연장에도 불구하고 무더기 결항으로 체류객 7000여명이 제주를 떠나지 못했다. 이중 3000여명이 숙소를 구하지 못해 제주공항 대합실 바닥에서 공항노숙을 했다.
가족 여행을 온 이모(59)씨는 “당초 어제 밤 8시45분 김포로 향할 예정이었는데 밤 11시40분에야 결항 통보를 받았다”며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모시고 공항노숙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4박5일 여행 일정이 하루 더 늘면서 부랴부랴 회사에 양해를 구하는 등 정신이 없었다”며 “항공사마다 특별기를 투입해서라도 수송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관광객들이 심야시간 공항으로 몰려들면서 제주도는 ‘공항 체류객 보호 및 지원 매뉴얼’에 따라 ‘심각’ 단계를 발령하고 적극 대응에 나섰다.
매뉴얼상 당일 항공편이 전면 결항되거나 공항 청사 내 심야 체류객이 1000명 이상인 경우 최고 대응수위인 '심각' 단계가 발령된다.
제주도와 공항공사는 체류객을 위해 모포와 매트리스 등 2700개를 준비했지만 1시간 만에 동이 나자 500개를 추가로 공수하는 등 진땀을 흘렸다.
12일 오전 6시 현재 항공사별 체류객은 대한항공 2023명, 아시아나 1157명, 제주항공 1458명, 진에어 380명, 에어부산 778명, 이스타 889명, 티웨이 364명 모두 7047명이다.
각 항공사는 이날 출발기준 정기편 195편, 3만7440석의 잔여좌석을 이용해 5279명을 수송하기로 했다. 나머지는 임시편 12편을 투입해 2553명을 모두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재설작업을 끝내 현재 활주로는 운항이 가능한 상태"라며 "각 항공사별로 수송 계획을 마련해 체류객 수송이 모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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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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