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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사철 솟는 물로 학림천의 비경 만든 산물

고병련 news@jejusori.net 2018년 08월 03일 금요일 11:20   0면
제주의 ‘물’은 다른 지역 그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뿌리내려 숨 쉬는 모든 생명이 한라산과 곶자왈을 거쳐 흘러나오는 물에 의존한다. 그러나 각종 난개발, 환경파괴로 존재가 위협받고 있다. 제주 물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는 요즘, 남아있거나 사라진 439개 용출수를 5년 간 찾아다니며 정리한 기록이 있다. 고병련 제주국제대 토목공학과 교수의 저서 《섬의 산물》이다. 여기서 '산물'은 샘, 즉 용천수를 말한다. <제주의소리>가 매주 두 차례 《섬의 산물》에 실린 제주 용출수의 기원과 현황, 의미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제주섬의 산물] (52) 하례리 학림천 산물

새벽녘 고요한 적막을 깨고 떨어지는 작은 폭포 소리가 여자의 슬픔을 표현한 소리라고 전해지는 마을 중간 냇가의 ‘몰고레소’, 잣성이 끝나는 ‘잣끝내’, 사시사철 샘물이 솟는 ‘고살리’, 노루가 많이 뛰어다닌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녹곤수’ 등 효례천을 따라 모든 장소가 어디 내놔도 손색 정도로 마을 곳곳 하천이 만든 절경들이 즐비하다. 바로 자연생태 우수마을 하례2리다.

호아촌, 호촌리, 혹은 예촌의 아래쪽이라서 하예촌이라 했던 하예리. 이곳에는 ‘샘밑도’ 냇가가 인접한 효돈천 상류의 동안, 북변에 속칭 금물과원(재래종 귤을 재배했던 곳), 고살리라는 맑은 산물을 식수로 사용한 직사(목마장 9소장 자리로써 목장을 관리하는 집)가 있던 학,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마을인 학림동이 있다. 학림동은 중산간지역에 속한 마을로 한라산에서부터 효돈까지 이어지는 효례천이 가로질러 흐르고 있으며 이 일대를 학림천이라 하며 고살리물이 하천 가 벼랑에서 용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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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림천.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하예리의 상징이기도 한 산물인 고살리물은 일 년 내내 물이 솟아난다고 알려진다. '샘밑도'라고 부르는 지역에서 샘솟는 산물로서, 물이 마르는 일이 없으며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 지역을 고살리라고 부른 이유는 명확하지는 않으나 숲으로 우거진 하천 계곡으로 많은 물로 음지가 형성되어 계곡 주변에 ‘제주고사리’가 많이 자라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하고 유추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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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살리물.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이 산물은 냇가 서측 바위틈에서 솟아나와 학림천을 타고 흐른다. 지금은 사각콘크리트 안에 갇힌 모습을 하고 오리피스 만한 구멍을 통해 강한 물줄기를 뿜어낸다. 이 사각통은 당시 6.25전쟁이 한창 격렬한 시기인 1952년, 이곳을 수원지로 삼아 하예리 일대를 논밭으로 만들고 물을 공급하기 위해 저수지를 만들었을 때 만든 것이다. 숨골 등 투수성이 양호한 화산용암지질의 특성으로 물이 지하로 침투되는 바람에 이 계획은 실패했다고 한다. 그 후 1966년에는 고살리의 물을 막아 하례 1·2리와 신례리 전체 상수도 수원지로 이용했다. 지금은 수원지는 폐쇄되고 그 당시 만든 사각통에서 산물이 솟아나고 있으며 주민들은 고살리샘이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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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피스에서 고살리물 용출 광경.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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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치된 상수도 시설(물탱크).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이 물로 인해 여름철 지역주민들이 즐겨 찾는 학림천의 숨은 비경의 피서지가 되고 있으며, 고살리물로 밥을 지어 먹으면 유난히 밥맛이 좋고, 물이 좋아 아토피성 피부염에도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여름철이면 피서객들이 물어물어 찾아오는 학림천의 숨겨진 명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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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각통 안 고살리물.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 고병련(高柄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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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병련 교수. ⓒ제주의소리

제주시에서 태어나 제주제일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를 거쳐 영남대학교 대학원 토목공학과에서 수자원환경공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공학부 토목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사단법인 동려 이사장, 제주도교육위원회 위원(부의장)을 역임했다. 현재 사회복지법인 고연(노인요양시설 연화원) 이사장을 맡고있다. 또한 환경부 중앙환경보전위원과 행정자치부 재해분석조사위원, 제주도 도시계획심의, 통합영향평가심의, 교통영향평가심의, 건축심의, 지하수심의 위원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건설기술심의와 사전재해심의 위원이다.

제주 섬의 생명수인 물을 보전하고 지키기 위해 비영리시민단체인 ‘제주생명의물지키기운동본부’ 결성과 함께 상임공동대표를 맡아 제주 용천수 보호를 위한 연구와 조사 뿐만 아니라, 시민 교육을 통해 지킴이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섬의 생명수, 제주산물> 등의 저서와  <해수침입으로 인한 해안지하수의 염분화 특성> 등 100여편의 학술연구물(논문, 학술발표, 보고서)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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